서울 삼양동선교본당 장영오 씨
“교회 지도자부터 복음 가르침대로 살길”

자신의 아들도 솔샘 공동체가 키웠다고 생각하는 장씨는 협동하는 마음이 오늘의 자신과 공동체가 있게 한 힘이라고 여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거는 그녀의 바람은 어쩌면 너무도 단순해 보이기까지 한다. 교회지도자들이 자신들이 말한 대로, 복음이 가르치는 대로만 살아달라는 것이다. 전례시기나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마다 수많은 약속과 말들이 넘쳐나지만 그대로 사는 이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 지도자들에게서 교황이 보여주는 가난과 겸손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하는 그녀는 여전히 가난을 개인의 잘못이나 부족함의 결과로만 보는 시각의 전환을 요청한다. <서상덕 기자>
결혼이주여성 마하웡 씨
“교황께서 가난한 이 보듬듯, 한국교회도…”

2003년 내쫓기다시피 서울로 올라왔다. 시가 식구들의 구박 속에 살아가고 있는 두 딸을 데려오기 위해 미친 듯이 일했다. 조그만 의류공장에서 일하며 크고작은 일을 겪으면서도 아프단 소리 한 번 안 내고 돈을 모았다. 우연히 알게 된 수녀의 도움으로 2007년 5월, 사글세방을 얻어 딸들을 데려왔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나마 2011년에는 일하던 공장에서 손을 다치면서 어려움이 한꺼번에 닥쳤다. 생활비는 늘 쪼들리고 벌어놓은 것마저 까먹으면서도 누구 하나 원망하지 않았다. 그런 엄마를 닮아서일까, 딸들도 투정 한 번 하지 않고 잘 자라주었다. 좋은 분이 오신다고 기뻐하는 그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교회가 좀 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곁으로 다가와주길 소망한다. 교황이 가난한 이들을 보듬듯 누군가가 자신들을 보듬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서상덕 기자>
북한이탈주민 장 뮤리엘 씨
“8월 평화의 바람 타고 북녘에도 기쁜 소식 전해지길”

두만강 연안에서 태어나 자란 장 뮤리엘(39)씨는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인민군에 몸을 담았다. 탁월한 대중 선동 능력과 교육·계몽 활동에서 보여준 수완으로 장래가 촉망되던 그녀. 하느님은 그런 그녀를 불러내셨다. 그녀가 다루던 국가기밀문서에서 어느 날 ‘찬송가’라는 문구가 눈에 꽂혔다. 평안남도 남포시에서 이뤄진 사형 집행, 처형장으로 끌려가던 청소년 18명이 찬송가를 불렀다는 내용이었다.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가 꿈틀거렸다. 갖은 충성을 바쳐온 나라는 이미 도저히 미래가 보이지 않는 지옥으로 다가왔다. 이 또한 주님의 섭리였을까, 강을 건넌 그녀에게 처음 도움의 손을 뻗친 이가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계 프란치스코회 신부였다.
남한 땅에 들어와서 신앙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녀는 중국 지하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목숨을 내놓은 결단이었다. 그리고 2003년 1월 한국 땅을 디딜 수 있었다.
그녀에게 가장 불쌍한 이는 장애인도 거지도 아니다. 하느님 존재 자체를 모르고 그분을 부르고 싶어도 부르지 못하는 이들이 지구상에서 제일 불쌍한 존재다. 교황을 ‘평화의 사도’로 알고 있는 장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몰고 오길 바란다. 그래서 분단의 장벽이 눈 녹듯 사라져 북녘 땅 어딘가에서 숨죽인 채 살아가고 있을 부모 형제들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지길 바란다. <서상덕 기자>
조창환 시인
“참된 가난 살아가는 교황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국을 찾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겐 특별히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고. 조 시인은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교황들은 사람들이 들고 메는 가마를 탔다”며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먼저 돌보고, 자신을 위해서는 가장 작은 것을 선택하는 교황님을 존경한다”고 말한다. 또한 “한국까지 직접 찾아와 시복의 영광을 더욱 폭넓게 선포해주시니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조상을 둔 후손으로서 더욱 기쁘다”고 밝혔다.
특히 조 시인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떠올리면 가난한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평생 헌신하다 하느님 곁으로 떠난 동창 선우경식 요셉의원 전 원장의 모습이 겹쳐진다고 전했다. 선우경식 원장이 생전에 보여준 모범을 통해 교회가 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더욱 절감했던 조 시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곁에 늘 함께 계시는 교황님의 모습을 보면, 이 분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 참 기쁘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도 정말 교황님처럼 가난한 이들을 위해 먼저 일해야 한다”며 “최근 지나치게 비대화되고 세속화되는 교회 모습에 관해 지적하시는 교황님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