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성령 강림 대축일 특집] 성령칠은 의미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5-05-19 수정일 2015-05-19 발행일 2015-05-24 제 294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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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공동체 성화 위해 베푸는 7가지 은혜 
견진성사 통해 개별로 받게 되는 칠은
지성·의지와 관계된 다양한 은사 존재
성령 은총, 풍요로운 신앙생활에 도움
성령이 제자들에게 내려온 성령 강림을 계기로 사도들은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했다. 그림은 베첼리오 티치아노의 ‘성령 강림’. 1570년 경 작품. 유화. 베네치아 구원의 성모성당.
성령 강림 대축일이 되면 많은 본당에서 성령 칠은을 뽑으며 저마다 뽑은 은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물론 단순한 뽑기로 각 사람에게 내리는 은사가 갈리는 것은 아니다. 사도들이 성령의 은총을 풍성하게 받고 세상에 파견된 것처럼 성령의 은사를 기억하고 특별히 자신이 뽑은 성령의 은사를 삶에 반영해 신앙생활을 풍요롭게 하고자 마련된 행사다. 내가 뽑은 성령의 은사는 어떤 뜻일까. 성령칠은의 의미를 알아본다.

성령칠은은 개인과 공동체의 성화를 위해 성령이 베푸는 7가지 은혜다.

성령의 은사는 이사야서(11, 2~3)에서 유래한다.

성령의 은사를 처음부터 일정한 숫자로 국한한 것은 아니다. 후에 라틴 교부들이 성령의 은사를 요한묵시록의 일곱 천사나, 오병이어의 기적, 진복팔단 등과 연관시키며 7가지 은사로 해석한 것이다.

사도 바오로 역시 성령의 은사를 언급했는데(1고린 12,7~10), 성령의 은사 중에서도 공동 이익을 위한 특별한 은총인 ‘카리스마’를 강조했다. 그러나 초대 교부들은 성령의 은사와 사도 바오로가 말한 카리스마를 구별하지 않고 모두 성령의 은사로 여겼다.

성령칠은은 특별히 견진성사를 통해 받게 된다. 성령칠은의 종류는 인간 지성과 관련 있는 ▲슬기(지혜) ▲통달(깨달음, 이해) ▲의견 ▲지식, 그리고 인간 의지와 관계 깊은 ▲용기(굳셈) ▲효경 ▲경외심(두려워함)이다.

‘슬기’는 하느님과 하느님에 관한 것을 올바로 판단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은사다. 일상의 모든 것을 하느님의 관점에서 판단하게 해준다. 이 은사를 북돋우려면 개인의 이익이나 욕구로 사물을 보지 말고 신앙 가르침과 하느님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통달’은 진리를 깊이 통찰해 잘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성경의 의미나 교리를 깨닫도록 해주고 상징과 표지 안에 감추어진 영적 실재를 보게 해준다. 이 은사가 잘 활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성령강림 때 사도들이 마리아와 기도했듯이 마리아와 함께 기도해야 한다.

‘의견’은 하느님을 믿는 이들이 마땅히 해야 할 것과 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올바로 판단하게 한다. 인간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나 예상치 못한 위급상황을 풀어내도록 도와준다. 이 은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깊은 겸손으로 자신의 나약함과 무지를 인식하고 성령의 인도를 청해야 한다.

‘지식’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바르게 이해하게 해준다. 이 은사를 통하면 영혼이 처한 상태나 믿어야 할 것과 믿지 말아야 할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알게 해준다. 물질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지 말고 모든 사건 안에서 하느님의 섭리를 보려고 노력하면 이 은사가 활발해진다.

‘용기’는 신앙생활 중에 찾아오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덕을 실천하게 해주는 힘이다. 이 은사는 하느님을 열렬히 섬기게 하고 유혹과 장애를 이겨내도록 돕는다.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며 욕심을 버리는 것이 이 은사를 활성화하는 길이다.

‘효경’은 자녀로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의 자녀인 모든 사람을 사랑하게 해주는 은사다. 이웃을 용서하고 진실히 사랑하게 해준다. 이 은사는 모든 이를 하느님의 자녀로 의식하면서 대하고 하느님의 작품인 세상 만물을 존중하도록 힘써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경외심’은 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두려움이다. 이 은사는 죄를 피하게 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으로 이르는 희망을 품게 한다. 이 은사는 영혼의 구원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노력하면 북돋을 수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