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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성 이윤일 요한 자료집- 머나먼 여로」를 발간하며 / 김태형 신부

김태형 신부 (영남교회사연구소장) rn
입력일 2018-02-20 수정일 2018-02-20 발행일 2018-02-25 제 308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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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일 요한 성인 사료 집대성
신학적·역사적 연구 발판 마련

대구가톨릭대학교 부설 영남교회사연구소(소장 김태형 신부)는 지난달 이윤일 성인 기념일에 대구대교구 순교사 자료집Ⅰ 「성 이윤일 요한 자료집- 머나먼 여로」를 펴냈다. 자료집은 역사성과 객관성을 띤 사료를 종합 정리하고 성인에 관한 증언기록을 모두 담아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행사 위주 순교현양운동에서 벗어나 성인과 관련한 신학적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태형 신부 기고문을 통해 자료집을 준비하게 된 과정과 향후 계획을 자세히 들어본다.

영남지방의 유일한 순교 성인인 이윤일 요한은 1984년 103위 한국순교복자 시성식을 전후로 성인에 대한 관심이 대구대교구 안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그 관심은 순교 신심함양에만 국한되어 행사위주의 순교현양운동으로만 표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성 이윤일 요한의 삶의 행적과 체포과정, 심문과 순교사실, 유해공경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역사적 연구들과 그러한 역사적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신학적인 연구들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는 성 이윤일 요한에 대한 객관적인 역사적 자료들이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1987년 성 이윤일 요한의 유해가 미리내 무명 순교자들의 무덤에서 발굴되어 대구대교구 성모당과 성이윤일 요한 성인의 순교지인 관덕정 순교자 기념관에 모셔지면서 대구대교구 제2주보성인으로 선포되었지만 성인에 관한 역사적인 사료발굴이나 그분의 행적을 밝혀주는 객관적인 사료발굴은 등한시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후 교구의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성인의 행적과 순교, 유해 이장과정에 대하여 증언하고 있는 각기 다른 한두 가지의 사료들을 통해 연구되었다. 이는 평신도 연구자들이 교회 측 사료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생겨난 문제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연구자들에 의해 밝혀진 성인에 대한 기록은 성인의 이름이나 나이, 행적 등에서 차이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하나의 통일된 명확한 서술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에 발간된 성 이윤일 요한 자료집은 성인에 대하여 증언하고 있는 모든 1차 사료들을 한곳에 모았다. 승정원일기, 일성록, 치명일기, 병인치명사적, 병인순교자증언록, 1900년도 병인순교자시복교구재판기록, 1923년도 병인순교자 시복교황청재판기록이다. 특히 병인순교자들의 시복을 위한 교구재판과 교황청 재판 기록은 현재 절두산 순교자 기념관에 보관되어있는 사료로 아직 출판되지 않았기에 연구자들이 이 사료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자료집을 계기로 평신도 연구자들이 성 이윤일 요한에 관한 교회 측 사료에 대한 접근성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까지 성인에 대하여 증언하고 있는 자료들을 모두 한자리에 놓고 비교연구 해봄으로써 통일된 이윤일 요한 성인의 전기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으며, 성인에 대한 역사적, 신학적 연구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자료집을 통하여 그동안 대구대교구의 제2주보이신 성 이윤일 요한을 현양하고 신자들의 신심함양을 위해 단편적으로 언급되었던 성인의 행적이나 유해공경에 관한 여러 주장들을 객관성을 확인해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역사연구는 객관적인 사료에 바탕을 두고 역사적 진실이 무엇인가를 밝혀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역사적인 진실을 교훈삼아 현대와 미래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다. 그러하기에 자료집 발간은 역사연구에 있어서 1차적으로 필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영남교회사연구소는 대구대교구의 제2주보이신 성 이윤일 요한뿐만이 아니라 특히 대구대교구에서 오랫동안 알려져 왔고, 현양되어진 경주 진목정의 3분 순교자(허인백 야고보, 이양등 베드로, 김종륜 루카)에 대한 사료들을 수집, 정리하여 역시 단편적으로 연구되어있던 여러 주장에 대하여 객관적인 확실성을 줄 필요가 있다.

또한 대구대교구의 신앙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한티 교우촌에서 순교한 무명 순교자들에 대한 사료들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것도 당면한 과제로 주어져 있다. 따라서 영남교회사연구소는 이번에 발간된 자료집을 계기로 대구대교구 순교사 사료집을 지속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세워진 교회이기에 순교한 신앙선조들의 행적을 찾아 정리하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의 신앙의 뿌리를 찾는 일이기도하기 때문이다.

김태형 신부 (영남교회사연구소장) 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