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을 바탕으로 참 군인이 되고자 평생을 살아왔던 제22대 공군 참모총장 고 조근해(안드레아·57) 대장 내외의 영결식이 3월 5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에 있는 서울 비행장에서 공군장으로 거행됐다.
복음정신에 따라「있는 것이면 다 나눠 주라」는 말을 생활신조로 삼고 모든 이에게 베풀며 살아왔던 조 총장 내외는 신앙인으로는 물론 군인 가족으로서 타의 귀감이었다.
남달리 동료들과 부하 장병들에게 사랑을 주어왔던 조 총장은 "매일 부부끼리 사랑한다는 말을 나눠라"는 본당 신부의 강론을 들은 후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 후에 전화로 부인 조인화(젬마·48)씨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할 정도로 소탈한 성격을 지닌 신앙인이었다.
부인 고 조인화씨도 군성당 봉헌 때면 매 주일 묵주기도를 혼자서 7~8백 단을 봉헌할 정도로 열심이었고 성당의 궂은일이면 항상 발 벗고 나서는 후덕한 사모님으로 존경받아왔다.
조 총장 내외의 죽음에 슬픔을 감추지 못하던 한 친지는 "평소 금슬이 좋기로 소문나더니 한 날 한 시 한 곳에서 죽어 같이 묻히게 됐다"며 말문을 잇지 못하고 통곡해 보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조 총장 내외의 유해는 서울 동작동 국립공원 장군 묘역에 함께 안장됐다.
한편 조 총장과 부인 조인화씨가 3월 3일 오후 2시경 헬기 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고 국군 수도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3월 4일 오전에는 김수환 추기경과 김영삼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고 수도통합병원 성요셉 성당에 마련된 연도장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연도가 끊이지 않았다.
또한 군종교구장 정명조 주교와 조 총장 내외가 다니던 삼위일체성당의 이성운 주임신부를 비롯한 군종교구 소속 신부들은 빈소와 성당에서 유족들과 함께 조문객을 맞으며 고인들을 보내는 목자의 아픈 심정을 삭였다.
3월 4일 오후 8시 성요셉성당에서 군종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봉헌한 장례미사에서 정명조 주교는 "조 총장 내외는 군인으로서 또한 신앙인으로서 참으로 보기 드문 훌륭한 삶을 살으셨던 분들"이라고 회상하고 "이번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모든 분들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것"을 기원했다.
조 총장 유가족으로는 86살의 노모 남종숙씨와 양모 권필녀씨(77), 독일에 유학 중인 무남독녀 은주씨(23)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