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부다페스트 세계성체대회 특집] 염수정 추기경 워크숍 강연 ‘한국교회: 어제와 오늘, 그리고 길’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1-09-14 수정일 2021-09-14 발행일 2021-09-19 제 3262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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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필요한 곳에 먼저 손 내미는 노력 절실
 평화 이루기 위해 자신을 성찰하고 기도하자”

염수정 추기경은 제52차 세계성체대회 중 9월 10일 워크숍 강연에서 먼저 평신도들로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교회의 역사와 분단된 한국의 근대사를 소개했다. 또한 평화를 위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새 복음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염 추기경은 ‘한반도 평화’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염 추기경은 현재 서울대교구장만이 아니라 평양교구장 서리도 맡아 북한교회 재건과 통일 이후 사목 지원 등 준비에 큰 힘을 쏟고 있다. 염 추기경은 “정치적 이념이 불러온 갈등이, 서로를 증오하고 원수로 만들어 버린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늘 고민해왔다”라고 말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를 언급하며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평화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대교구가 매년 ‘한반도 평화 나눔 포럼’을 개최해 교황청 및 여러 지역교회와 ‘역사와 신앙’을 공유하고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전쟁으로 인한 허무감, 극도로 개인주의적이고 지나치게 경쟁적이 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생률, 이혼과 낙태, ‘젠더’ 이론 등을 오늘날의 도전으로 꼽았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교회의 영성 및 복음 활동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교회는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먼저 손을 내밀어 자기 쇄신을 선행하는 ‘새 복음화’ 정신을 실천하는 것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겸손과 식별’이 있는 새 복음화를 강조하며, 생명 존중과 나눔 실천을 위한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활동과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소 ‘명동밥집’ 등을 소개했다. 염 추기경은 “한국교회는 아직 250년도 채 되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는 젊은 교회”라며 “젊은이들처럼 두려움이나 편견 없이, 성령의 바람이 부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우리 자신을 열자”고 강조했다.

강연을 마친 염 추기경은 “강연장에 모인 1000여 명 앞에서 발표를 하려니 긴장도 되고 떨렸다”면서도 “강연 전후로 한반도의 상황과 지향점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한반도 평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한국교회를 보고 체험하고 싶다는 유럽, 아프리카 고위 성직자들도 있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