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중)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2-01-18 수정일 2022-01-18 발행일 2022-01-23 제 3279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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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소박·사랑을 기본으로 봉사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가 지난해 주님 성탄 대축일에 방글라데시 피메 수녀회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 제공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총원장 문화연 마리아 가브리엘라 수녀, 이하 빈센트 수녀회)가 따르는 성 빈센트 영성의 핵심은 가난한 이들 안에서 주님을 섬기며 하느님 섭리를 신뢰하는 것으로 표현할수 있다. 이를 위해 연대와 협력, 냉철한 현실주의를 추구한다.

빈센트 수녀회 영성은 수녀회 생활규범 제204조 “여러분의 가장 중요한 본분이요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특별히 맡기신 것은, 바로 우리의 주님들인 불우한 사람들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섬기는 일입니다… 바로 이 일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공동체가 설립되도록 하셨습니다”에 집약돼 있다.

빈센트 성인은 17세기 당시 프랑스에서 발생했던 전쟁과 전염병, 기근에 시달리던 이들 안에서 자신의 사명을 깨닫고 그들의 영적, 물적 빈곤에 대한 효과적인 도움을 제공하며 ‘냉철한 현실 참여’의 영성을 실현했다. 아울러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에 여러 계층 사람들이 참여해 협력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수도원 안에서 머무는 양식에서 벗어난 활동 수도회와 지역적으로 조직된 평신도 단체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빈센트 성인의 창의력과 조직력이 있었던 것이다.

빈센트 수녀회는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는 기본적인 자세로 빈센트 성인이 가르친 겸손과 소박과 사랑을 제시한다. 이 세 가지 덕행이 기초가 될 때라야 자비의 봉사가 비로소 가치 있는 것이 된다고 여긴다.

겸손은 모든 선이 하느님께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것은 하느님께 신뢰를 두는 데 근본이 되는 태도를 뜻한다. 소박은 단순함, 진실함, 참됨, 투명함 등을 아우르는 말로 모든 인간관계의 바탕이 되고 신뢰의 기초가 된다. 반면 이중성과 거짓은 신뢰를 깨뜨린다. 소박한 사람이라야 주님과 하느님 나라에 오로지 한마음으로 헌신할 수 있다. 사랑은 가난한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돌보기 위해 그들의 필요에 실질적으로 응답하는 데 필요한 힘이다. 민족, 인종, 종교, 사회적 지위를 가리지 않고 누구를 만나든지 존중하고 도울 수 있는 자세도 사랑에서 나온다.

빈센트 수녀회는 현 시대 자비의 봉사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힘이 닿는 데까지 병원, 양로원, 본당, 청소년 시설, 미혼모 시설, 다문화가정센터 등에서 성 빈센트의 영성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세상 모든 이들과 함께 봉사하고자 국내외 빈첸시안 수도자, 평신도들과 한국빈첸시안 가족위원회, 성 빈센트 자비의 협력자회, 성녀 루이제회 등의 모임을 통해 연대와 협력을 실천하고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