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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말씀 주일 특집] 잠자는 우리집 ‘성경’ 깨워볼까?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01-19 수정일 2022-01-20 발행일 2022-01-23 제 3279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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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안에서 자주 읽기 위해 성경을 펼쳐두는 것이 중요
묵상과 실천으로 이끌어주는 ‘렉시오 디비나’ 방식도 추천

집 안에 성경을 펴두는 것은 더 자주 성경 말씀을 읽는 첫 걸음이다.

신자라면 누구나 한 권씩은 지니고 있는 성경.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맞아 잠자는 우리집 성경을 깨울, 성경 활용 방법을 전한다.

교회는 성경을 주님의 몸처럼 공경한다.(「계시헌장」 21항) 이 가르침은 성경을 신줏단지처럼 고이고이 모셔두라는 뜻이 아니다. 교회는 모든 신자가 성경을 자주 읽음으로써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필리 3,8)를 얻도록 강력하고 각별하게 권고한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33항) 예로니모 성인이 말한 것처럼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 활용의 기본은 자주 읽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활 안에서 말씀을 자주 접하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 첫 번째 방법은 성경을 펼쳐두는 것이다. 미사가 봉헌되지 않는 시간에도 제대 위에 성경을 펴놓듯이, 집 안 기도상이나 독서대, 책상 등에 성경을 펴두는 것은 더 자주 성경 말씀을 읽는 첫 걸음이다. 성경을 펴놓을 때는 그날 독서에 맞춰서 펴 놓는 것이 좋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성경은 기도할 때도 유용하다. 성경을 소리내어 읽는 것 자체가 훌륭한 기도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경을 기도문 삼아 읽어왔고, 지금도 시간전례의 대부분이 독서, 시편 등 성경 말씀으로 이뤄져 있다.

말씀을 읽기에 그치지 않고 묵상과 실천으로 나아가는 ‘렉시오 디비나’(거룩한 독서)를 해보는 것도 좋다. 초대교회 때부터 이어오는 렉시오 디비나는 12세기경 ▲독서 ▲묵상 ▲기도 ▲관상의 단계로 정착됐다. 독서에서는 성경의 일정한 부분을 소리 내서 반복해 읽고, 묵상을 통해 그 말씀에 담긴 뜻을 찾으며, 기도로 그 말씀에 응답한다. 마지막으로 관상은 하느님 현존과 일치를 이루고 나아가 자기 생활에 그 말씀을 적용하는 단계다.

성경 말씀을 내 손으로 직접 적어보는 성경 필사도 성경 활용의 좋은 방법이다. 신구약을 모두 필사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성경 중 좋아하는 책을 골라 한 권씩 필사하는 방법도 성경 말씀을 읽고 새기는데 도움이 된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총무 박기석(요한 사도)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제정하면서 살아 있는 말씀과 맺는 관계가 주님 백성인 우리 삶 안에서 드러나길 강조하신다”며 “우리 생활 안에서 성경이 장식품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가 되는 것은 거룩한 책으로 거룩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