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하)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2-01-25 수정일 2022-01-25 발행일 2022-01-30 제 328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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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고 가난한 이들 곁에서…

영세민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무료병원인 안산 빈센트의원 모습.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 제공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총원장 문화연 마리아 가브리엘라 수녀, 이하 빈센트 수녀회) 영성과 사도직 활동은 수녀회 생활규범 제204조에 압축적으로 표현돼 있다.

“우리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봉사를 많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완수한다… 우리의 관심사는 우리의 협력자들이 교회와 세상에서 우리에게 위임된 임무를 이해하고 함께 수행하는 일이다.”

빈센트 수녀회는 병든 이들, 가난한 이들의 삶을 영육으로 돌보는 데에 열정을 쏟았던 빈센트 성인의 모범을 따라 의료와 복지, 교육에 사도직 활동의 중점을 두고 있다.

1965년 한국에 파견된 독일 선교사 수녀들은 6·25전쟁 후 현대적 의료 시설이 전무했던 경기 남부 지역에 성빈센트병원을 세웠다. 1967년 설립된 성빈센트병원은 빈센트 수녀회 역사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의료진들의 역사 안에서 함께 성장해 왔다.

성빈센트병원은 빈센트 수녀회의 다른 복지 사도직이나 해외선교지와 연계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병원 설립 당시 자선병동은 현재 형태를 바꿔 영세민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무료병원인 안산 빈센트의원으로 자리 잡았다.

빈센트 수녀회 수녀들은 성빈센트병원에서 간호, 원목, 호스피스, 영성실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은 물론, 국군수도병원, 성루카병원 등 11개 병원에서 원목과 호스피스를 맡아 심신이 지친 환자들에게 영적 위안을 주고 있다.

빈센트 수녀회는 복지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무료양로시설인 경기도 화성 ‘성녀 루이제의 집’과 미국 덴버 소재 ‘성녀 안나의 집’을 운영하며 어르신들이 신앙공동체 안에서 존중받으며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생필품과 음식을 챙겨 주는 사랑의 나눔터 ‘한울마루’는 300명이 넘는 이웃들에게 사랑방이 되고 있다.

빈센트 수녀회가 30년간 운영해 온 미혼모 시설 ‘생명의 집’에서 태어난 아기만도 1000명이 넘고, 생명의 집과 연계해 ‘모성의 집’은 미혼모자가 취업과 주택마련 등 자립을 준비하는 동안 그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와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빈센트 성인이 어린이를 특히 사랑한 것처럼 빈센트 수녀회는 성빈센트청소년회(이하 빈청)를 통해 청소년 교육에도 헌신하고 있다. 빈청은 청소년들이 빈센트 성인의 영성을 따라 자비, 기도, 봉사의 태도를 갖춰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도록 이끄는 단체다. 올해로 각각 22주년과 20주년을 맞는 수원 빈청과 서울 빈청에서 봉사와 친교, 나눔을 체험한 청소년들이 1000여 명에 달한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