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순택 대주교 "안중근 의사는 자랑스러운 가톨릭 신앙인”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2-03-29 수정일 2022-03-29 발행일 2022-04-03 제 328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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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 순국 112주기 맞아
 추모미사 봉헌하며 신앙 재조명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3월 26일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112주기 추모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안중근(토마스·1879~1910) 의사 순국 112주기를 맞아, 식민치하 민중의 아픔을 함께하며 동양의 평화를 모색했던 안 의사의 애국활동과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대교구는 3월 26일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기억하다 – 빛과 소금이 된 이들’ 첫 미사를 봉헌했다. 이 미사는 신앙의 선조들을 기리고 모범을 따르자는 취지로 마련됐으며, 첫 미사는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미사로 봉헌됐다. 이날은 안 의사가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지 112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안중근 의사는 우리 근현대사의 많은 의인들 중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추앙받으시는 의인이시고, 자랑스러운 가톨릭 신앙인”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본제국주의 선봉장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당시 교회는 안 의사의 의거를 살인으로 규정했다.

정 대주교는 “당시 조선대목구장이신 뮈텔 주교님으로서는 아마 다시 교회에 박해 상황이 벌어질 것을 염려하셨는지,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십계명을 어긴 죄라는 관점에서 이해하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하지만 안 의사에 대한 오늘날 교회의 평가는 과거와는 달리 이해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의사를 존경했던 고(故) 노기남(바오로) 대주교는 1947년 3월 26일 ‘안중근 토마스 37주년 대례연미사’를 거행했고, 1979년 9월 2일에는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안 의사 탄생 10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이후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1993년 공식적으로 안 의사 추모미사를 집전했으며, 안 의사의 의거가 가톨릭 신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고(故) 정진석 추기경도 2010년 3월 26일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특히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은 총대리 주교 시절이던 2011년에 “안 의사의 행동은 더 큰 평화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평가하고, 안 의사 시복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정 대주교는 “안 의사는 민족의 자주독립을 수호하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서 동양의 평화를 구축하고자 살신성인하신 분으로, 그 자세 안에서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가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서 “안 의사는 평화의 순교자로 오늘날에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전 지구 차원에서, 그리고 분단이 고착되어가고 있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건설하는 사도가 되라는 가르침을 우리에게 준다”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