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새 견진교리서, 성숙한 신앙 위한 도구 되길

입력일 2022-06-14 수정일 2022-06-15 발행일 2022-06-19 제 3299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서울대교구가 40여 년 만에 새로운 견진교리서를 출간했다는 소식이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때다.

한국교회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신자 개개인의 재복음화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는 과제를 절감했다. 이는 단순히 미사 참례율을 높이고 본당공동체 및 신심단체 활동을 회복시키는 차원이 아니다.

교회의 일원이지만 교회 가르침대로 생활하지 않고 세상의 이익과 편리를 따르는 신자들의 모습은 어제오늘 보여진 것이 아니다. 다원화된 사회 안에서 교회 또한 세속화의 영향력에 휘말리고 그러한 상황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왔다. 구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마음의 평화를 위해 종교를 선택하다 보니,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실천보다는 세상의 유혹에 더욱 쉽게 다가가고 있다. 이렇게 교회에 등 돌리는 삶은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화됐다.

세례성사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신자들은, 견진성사를 통해 성령과 성령의 선물을 받아 그 믿음을 더욱 성숙시키고 세상 안에서 그 믿음을 증거한다. 서울대교구는 새로 펴낸 교리서에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이 보다 힘차게 신앙생활을 하는데 도움되는 내용들을 충실히 실었다. 교리 해설에만 집중하기보다, 각 교리 내용에 맞춰 신자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실천방안도 제시했다.

세례를 받았지만 내면의 복음화를 이루지 못하면 일상에서 신앙과 삶의 괴리가 이어진다. 그 결과가 냉담이 될 우려 또한 높아진다. 새로운 견진교리서를 적극 활용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탄탄히 다지고, 성숙한 신앙의 열매를 풍성히 수확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