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특집] 제10회 세계가정대회 참관기

한국ME 대표부부 정규철(요한)·이혜경(수산나)
입력일 2022-06-28 수정일 2022-06-28 발행일 2022-07-03 제 3301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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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안에 계신 주님의 은총,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죠”
대화와 연대로 아름다운 혼인 성사 삶 살겠다는 다짐하게 돼
“아이들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교황님 모습 직접 목격해 흐뭇”

정규철(오른쪽)·이혜경씨 부부.

6월 22일 대회 첫날, 이번 가정대회의 주제가인 ‘사랑의 주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가정축제로 대회가 시작됐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2000여 명 참가자들의 설렘이 바오로 6세 홀을 가득 메운 듯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교황님이 계신 무대 위에는 첫돌도 넘기지 않은 갓난아기부터 청소년, 부부, 노인 등 가족들이 자리했다. 여러 가정의 이야기가 발표되는 동안 아이들이 무대 위를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며 ‘부모들이 얼마나 마음을 졸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고 계신 교황님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직접 목격할 수 있어 흐뭇했다.

개막식에서 평신도 가족들이 나와 자신의 삶을 교황님 앞에서 증언했다. 교회 공동체 안의 여러 가정의 도움으로 양육의 어려움에서 벗어난 가정, 딸이 아이를 낳고 죽어 손주를 대신 키우며 살아가는 노부부의 증언,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으나 세 딸을 키우며 여전히 남편을 사랑하고 그의 뜻을 이어가는 삶을 살아가려 애쓰는 아내의 증언 등이 이어지며 장내는 숙연해졌다.

또한 23~24일에도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교회를 위해 일하는 부부들과 사제들, 젊은이와 노인, 조부모 역할, 어려움을 겪는 가정, 입양, 가정 폭력, 성덕의 길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발표와 증언이 이어졌고, 참가자들은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정 안에는 노인 문제, 부부 문제, 폭력, 가족 간의 갈등과 오해, 갑자기 다가오는 불행한 사건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우리 곁에는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하는 이웃이 있고 사랑으로 우리를 안아주시는 하느님이 함께하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가정 안에서 부부 대화, 가족 간의 대화 그리고 하느님과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혼인 성사의 은총이 얼마나 큰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교황님께서 폐막미사 중 발표하신 ‘가정의 선교사 파견문’에서 가정의 아름다움을 선포하고 희망이 없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돌봐주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또한 내어주는 사랑과, 공동 연대, 서로 간의 대화를 통해 세상과 교회의 보물인 가정을 지키며 아름다운 혼인 성사의 삶을 살아낼 책임감이 느껴졌다.

만남은 큰 기쁨을 준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 번씩이나 교황님을 알현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리고 유흥식(라자로) 추기경님의 초대로 교황청 성직자부를 방문하고, 식사도 함께했다. 밝은 웃음으로 우리 대표단을 맞아주신 추기경님의 안내로 성직자부에 근무하는 많은 사제를 만났을 때 그들의 얼굴에서 추기경님의 생활이 잘 투영된 것 같아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느꼈다. 로마에 유학 오신 신부님들과의 만남 또한 큰 기쁨이었다.

우리 부부는 폐막미사에서 세상의 모든 가정이 교회 안에서 거룩한 성덕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도드렸다. 이번 세계가정대회를 통해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평신도로서, 교회 안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며 힘차게 살아갈 힘을 얻었음에 깊이 감사드린다.

한국ME 대표부부 정규철(요한)·이혜경(수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