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특집] 제10차 세계가정대회 이모저모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2-06-28 수정일 2022-06-29 발행일 2022-07-03 제 3301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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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아름다움 되새기며… 사랑과 용서로 나아갔던 한걸음
축하 공연 어우러진 가족축제
콘퍼런스에 평범한 부부 참여
가정 사목 체험담 서로 나눠
한국대표단, 현지 본당 방문 등
만남과 친교로 대회 의미 더해 

6월 22일 로마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제10차 세계가정대회 개막행사에서 두 어린이들이 무대 위에서 뛰어놀고 있다. CNS

제10차 세계가정대회 한국대표단이 6월 22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유흥식 추기경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손병선 아우구스티노 제공

제10차 세계가정대회 한국대표단이 6월 22일 바티칸에서 유흥식 추기경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효준 신부 제공

제10차 세계가정대회 한국대표단이 6월 26일 로마한인성당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효준 신부 제공

‘가정의 사랑: 성덕의 소명이자 길’을 주제로 열린 제10차 세계가정대회는 가정의 소명과 가정생활의 기쁨을 재발견하고, 가정 사목에 새롭게 접근하는 시간이 됐다.

코로나19로 1년 연기한 끝에 6월 22~2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120여 개국에서 온 각 나라 대표단 약 2000명이 참여했다. 우크라이나와 아프리카 등 어려운 나라의 가정도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연대기금 지원을 받아 행사에 함께했다.

한국교회에서는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 이성효(리노) 주교와 총무 진효준(요셉) 신부,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와 총무 조성풍(아우구스티노) 신부, 한국ME 대표부부를 비롯 6쌍의 부부로 꾸려진 한국대표단이 참여해 대회 전체 일정을 함께했다.

제10차 세계가정대회는 가족축제, 콘퍼런스, 성체조배,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로 장식됐다.

대회 첫날은 성대한 가족축제로 막이 올랐다. ‘가족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로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가족축제에서는 이탈리아 팝페라 그룹 ‘일 볼로’(Il Volo)가 축하 공연을 했다. 또 다섯 쌍의 부부가 교황에게 가정 안에서 겪은 아픔과 시련, 전쟁 경험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교황은 가족축제 연설에서 “가정생활이 성덕에 이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혼인을 위한 한걸음’, ‘십자가를 껴안는 한걸음’, ‘용서를 향한 한걸음’, ‘환대를 향한 한걸음’, ‘형제애를 향한 한걸음’을 떼자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이 작은 한걸음 한걸음이 성덕을 향해 나아가는 가정이 되게 해줄 것”이라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23일부터 25일까지는 가정 콘퍼런스가 진행됐다. 콘퍼런스는 제10차 세계가정대회의 주제 ‘가정의 사랑: 성덕의 소명이자 길’을 실현하기 위한 내용들이 다뤄졌다. 이번 콘퍼런스는 학술적 성격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정 체험과 가정 사목 관련 내용을 나누는 대화의 장이었다. 총 30개의 연설에 17개국 62명의 연설자가 참여했고, 이 중에 성직자는 단 3명이었다. 다양한 연차의 평범한 부부들이 연설에 나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가정 교회와 시노달리타스 ▲그리스도인 가정의 정체성과 소명 ▲현대사회의 가정이 겪는 구체적인 어려움들 ▲예비부부가 미래의 결혼 생활을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 ▲가정 사목에서 배우자와 사목자의 공동 책임 등 다양한 주제로 풍성한 이야기를 나눴다.

24일 저녁에는 각 나라 대표단이 로마교구의 여러 본당으로 이동해 신자 가족들을 만나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대표단은 로마 사크라파밀리아본당을 방문했으며, 현장에서 이윤식(후고)·조윤숙(안젤라) 전 한국 ME 대표부부가 ‘가정 안에서의 부부 사랑’에 관해 사례 발표를 했다.

25일 오후에는 성 베드로 광장에서 폐막 미사가 봉헌됐고, 26일 교황이 주례하는 삼종기도를 끝으로 대회 전 일정이 마무리됐다. 한국대표단은 26일 로마한인성당(주임 정연정 티모테오 신부)을 방문해 주일미사를 봉헌했다. 한국대표단 단장 이성효 주교는 강론에서 “여러분은 가정 사목의 대상이 아니라 ‘가정 사목의 주체’로서 가정 교회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면서 “우리 가정뿐 아니라 이웃 가정의 아픔과 고통에도 관심을 두고 그들이 새 희망과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그리스도인 가정이 되자”고 말했다.

이번 제10차 세계가정대회는 공식 홈페이지(romefamily2022.com)와 로마교구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됐다. 교황청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 가상 투어 공간도 마련해 전 세계 그리스도인 가정이 교회 공동체 일원으로서 축제에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세계가정대회는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려는 모임으로, 성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의 뜻에 따라 1994년 로마에서 처음 시작됐다. 다음 대회는 2028년 열린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