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vs 북중러 양극체제… 한반도 위험 고조
■ 정욱식 소장(한겨레평화연구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동북아 안보 환경에 미칠 영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대한 미국 주도의 반(反)러시아 연대 구성이 세계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오늘날 세계 질서의 핵심은 ▲경제기술 분야의 탈세계화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대결 도식 ▲미국 주도 군사동맹체제의 강화 등이다. 이 세 가지를 아우르는 것이 양극체제, 즉 미국과 미국 주도 동맹체제 및 이에 대항하는 중국-러시아의 결속이다. 지난 6월 열린 나토 확대 정상회담은 이처럼 양극화된 국제질서를 드러내는 장이었다.
양극체제는 지구적 차원만 아니라 동아시아, 한반도에도 영향을 준다.
미국 주도 대서양-태평양 동맹은 중국과 러시아를 결속시킨다. 북한의 지정학적 위치와 한미일 동맹과의 군사적 대결 상태 안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강화는 미국과 미국 주도 동맹체제에 대한 세력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된다.
2020년을 전후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좌초, 북한의 핵능력 강화와 전략적 선택, 미·중 전략 경쟁의 격화,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과 동맹 결속,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윤석열 정부의 등장 등이 맞물려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실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대결 구도가 과거에는 허상에 가까웠던 반면 오늘날에는 실재에 가깝다.
한반도 국제정치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양극체제가 고착될 위험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