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명예기자 단상] 우리 곁을 파고드는 무속과 미신 / 최현경

최현경 아나스타시아 명예기자
입력일 2022-07-26 수정일 2022-07-26 발행일 2022-07-31 제 3305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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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식당을 찾았다. 마침 식당에서 틀어놓은 TV에서는 무당을 찾아가 점을 본 이야기를 신나게 하다가 마지막에 자신은 ‘천주교 신자’라고 강조하는 한 연예인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우리 식탁 뒷자리에서 “천주교 신자가 무당을 찾아가 점을 본다고? 하느님 믿는다면서 궁금한 건 무당한테 가는 거야? 쯧쯧쯧… 저래서 종교인들이…”라는 누군가의 조롱 섞인 말이 들려왔다.

나 역시 그 연예인을 보며 ‘뭐지?’ 하고 있었지만, 순간 왠지 가시방석에 앉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요즘 들어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무당과 미신 관련 콘텐츠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재미로 풀어낸 콘텐츠라지만, 신자들이 가랑비에 옷 젖듯 무속 신앙에 젖어들게 될까봐 걱정이다. 특히 지난 선거에는 무당과 무슨 무슨 법사, 신천지 등이 뉴스에 오르내렸고, 관련하여 천주교 사제들의 미사도 봉헌됐다.

요즘은 음지에 숨어있던 각종 이단과 무속, 미신들이 양지로 나와 활보하고 있는 느낌이다. 씁쓸하던 터라 더 생각이 깊어졌다. 이번 기회에 관련한 내용들을 살펴보았다.

점, 관상, 사주팔자, 궁합, 굿 그리고 별자리 점과 타로점 같은 서양의 점술과 이사나 집안 경사 때 손 없는 날을 잡는 것, 초상집에 다녀와서 내 몸에 따라온 귀신을 쫓는다는 의미로 소금을 뿌리는 것, 결혼 등 집안의 경사를 앞두고 초상집에 가면 안 된다는 생각 등이 우리 생활 안에 스며들어 있는 민간 신앙과 미신 행위라고 한다.

이러한 민간 신앙과 미신 행위들은 십계명의 제1계명인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라는 계명을 어기는 것이다. 하느님을 잊은 채 다른 잡신이나 주술사의 말을 더 의식하고 믿는 것이 되기 때문에 하느님께 대죄를 범할 수 있는 것이다.

나름 무당이나 점 따위는 믿지 않는다고 자부해 왔던 나였지만, 민간 신앙과 미신 행위 중에서 알게 모르게 행했던 일들이 있음에 놀랐다. 우리 곁을 파고드는 무속과 미신에 대해 늘 깨어있길 기도드린다.

최현경 아나스타시아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