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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한 신부와 함께하는 기도 따라하기] (10)죄를 인정하고 뉘우침

입력일 2022-11-15 수정일 2022-11-15 발행일 2022-11-20 제 3319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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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 구절: 2사무 12,1-25(또는 2사무 11,1-12,25)

나탄이 다윗을 꾸짖다

■ 청할 은총: 내가 지은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며 아파하고 통회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합니다.

■ 기도 요점:

1. 하느님의 큰 사랑을 받고도 죽을죄를 지은 다윗과 죄를 알리는 나탄의 대면 장면을 바라보며 그들의 대화를 들어봅니다. 나탄이 다윗왕의 죄를 꾸짖을 때 그가 가졌던 부릅뜬 눈, 우렁찬 목소리, 그리고 왕을 가리키는 나탄의 손가락을 바라봅니다. 즉 나는 다윗의 역할을 맡아 나를 지적하는 나탄의 손가락을 느껴보며, 나를 꾸짖는 그의 엄한 목소리, 다시 말해 나탄이 다윗에게 “임금님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7절)라는 말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나의 죄들에 대한 깊은 슬픔을 청하며 내 자신이 죄에 대해 얼마나 무감각하고, 눈과 귀가 멀어 있었음을 기억해봅니다. 그리고 나 자신의 죄스러움을 인식하고 내 죄의 무게를 느껴봅니다.

2. 나탄과 다윗의 대면은 다윗이 자신의 어두운 면, 즉 죄를 직면해야 하는 순간을 나타냅니다. 나탄의 말은 다윗의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면을 꿰뚫고 들어갑니다. 나탄은 다윗이 밧 세바와 정을 통한 중죄(重罪)에 대한 것만을 꾸짖은 것이 아닙니다. 나탄은 다윗으로 하여금 그 뒤를 이어 다른 죄들을 저지르게 한(우리야를 죽게 한) 보다 깊은 죄의 본성을 꾸짖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저지른 죄뿐만 아니라 죄의 본성까지 뉘우치고 있는지를 숙고해봅니다.

3. 다윗이 위대한 회심자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봅니다. 바로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며 통회했다는 점입니다. 다윗은 나탄에게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소”(13절)라고 말합니다. 다윗은 즉시 겸손하게 뉘우침으로 하느님의 용서도 역시 빨리 받습니다. 나도 다윗처럼 뉘우치며 사랑하는 마음을 주시기를 청하며 또한 내가 아무리 많은 실패를 해도 하느님의 자비는 언제나 변함없다는 것을 알고, 결코 의심하지 않는 깊은 믿음을 가지기를 희망해봅니다.

4. “천지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 나를 위하여 얼마나 많은 일을 하시고 만물을 마련해 주셨는지”를 회상하며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배반에 대하여 아파하는 눈물을 구해봅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 앞에서 “나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무엇을 하였으며,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마음에 떠오르는 것에 대하여 숙고하고 느껴봅니다.

5. 내 삶에서 죄를 짓는다는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벗어나 내 중심적이 된다는 것이고 그것을 무질서라고 부르며, 회개는 다시 하느님으로 돌아감이고 그것을 질서라고 부릅니다. 죄를 지으면서 무질서한 생활을 하면 그것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치유와 용서를 받기 위해 그분께로 ‘돌아감’인데 이것이 질서이고 영신수련의 목적(영신수련 21번)입니다. 나의 모든 종류의 탐욕과 관능적 욕망, 분노와 화, 그리고 망상을 기억해보고 무질서로부터 해방되어 나를 속박시켰던 모든 것을 자신으로부터 제거할 수 있는 노력을 함으로써 질서 있는(하느님 중심적) 생활을 하려는 결심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