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극소 저체중 출생아 제이콥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3-01-31 수정일 2023-02-01 발행일 2023-02-05 제 3329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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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큐베이터 속 두 달배기 모습에 애끓는 모정
지난해 11월 1.3㎏으로 출생
호흡곤란증후군 앓은 뒤로
의료 돌봄 없인 조마조마해

갈수록 감당 어려운 병원비
일용직 전전하며 생계 유지
퇴원해도 살 곳이 없어 걱정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제이콥. 두 달 전 1.3㎏의 극소 저체중으로 태어났다.

재태기간 29주 2일, 지난해 11월 24일 1.3㎏ 몸무게로 태어난 극소 저체중 출생아 제이콥은 아직까지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인큐베이터 도움을 받고는 있지만, 태어난 지 벌써 두 달 조금 넘어 이제는 몸집도 제법 자랐다. 그러나 출생 직후 나타난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으로 지속적인 의료 돌봄이 필요하다. 1월 26일에는 탈장 수술도 받았다. 제이콥의 어머니 루헤리아 크리산타(Rugeria Crisanta·37)씨는 또 언제 아기에게 다른 증상이 나타날지 예상할 수 없어 하루하루 조마조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랜 시간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으면서 병원비도 상상 이상으로 늘어났다. 크리산타씨는 체류 기간을 넘긴 미등록 이주민이다. 등록 이주민의 자녀라면 제이콥은 희귀질환자로 등록돼 국가로부터 산정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남들보다 비싼 병원비를 부담해야 한다. 크리산타씨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아가야, 엄마가 미안해. 모든 게 미안해.”

크리산타씨는 13년 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왔다. 제이콥의 아버지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 크리산타씨와 헤어졌고, 현재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 아기의 병원비뿐 아니라 앞으로 양육비 등 모든 짐을 엄마 혼자 짊어져야 한다. 그러기에는 크리산타씨의 상황이 좋지 않다.

크리산타씨는 임신 전 대구의 한 공장에서 일했지만, 경영악화로 공장은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구직활동을 하고 있지만 경기 악화로 쉽지 않다. 현재 크리산타씨는 비정기적인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살 곳도 없어 한국인 친구 집에 잠시 신세 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려운 사정이다 보니 크리산타씨는 임신 중에도 병원에 가지 못했다. 정기검진을 받지 못했지만 큰 탈이 없으니 그저 아기가 잘 자라고 있겠거니 생각했다. 일찍 태어난 아기의 진료비뿐 아니라 기저귀와 같은 생필품을 마련하기도 힘들다. 제이콥이 입원 중인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의 작은 도움들이 크리산타씨에게는 그나마 숨 쉴 구멍이다.

제이콥이 건강을 회복하더라도, 앞으로가 문제다. 당장 살 곳도 일할 곳도 없는 데다, 퇴원하면 어디에서 어떻게 아기를 돌봐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다. 극소 저체중으로 태어난 제이콥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다른 아기들보다 양질의 환경과 꾸준한 의료 지원이 필요할 텐데, 엄마로서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미안하고 고통스럽기만 하다.

크리산타씨는 “지금은 제이콥이 건강하기만 바랄 뿐”이라며 “좋은 환경에서 키우지 못해 아기에게 너무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라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원목실장 이상현(베드로) 신부는 “세상에 단둘만 남은 이들 모자에게 허락된 삶은 너무도 각박하다”며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도 여러분들이 희망의 빛이 되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3년 2월 1일(수)~2023년 2월 21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