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특집] 본지 편집자문위원회 제20차 회의 결과

정리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사진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3-01-31 수정일 2023-01-31 발행일 2023-02-05 제 3329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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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청년과 소외된 이들에게 더욱 주목하는 신문 되길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평신도 역할과 방향성 제시 필요
젊은 독자 세대 등 감안해 웹페이지 가독성·디자인 보강해야
세계교회 및 해외 봉사에 나선 한국교회 소식 비중 높였으면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위원장 김지영 이냐시오)는 제20차 회의를 열고 위원들로부터 기사 전반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위원들은 또한 언론 환경과 독자들의 요구가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가톨릭신문이 나아갈 발전적 방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제안을 내놓았다. 특히 이번 제20차 편집자문위 회의는 지난해 11월 10일 위촉된 제3기 편집자문위의 첫 회의였다. 본지 사장 김문상(디오니시오) 신부와 편집주간 김경훈(프란치스코) 신부도 참석해 위원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일시 : 2023년 1월 26일 오후 6시30분

◎장소 : 한국프레스센터

■ 편집자문위 활동 방향에 대한 의견

-김지영 위원장: 오늘 제3기 편집자문위 첫 회의다. 위원들께서 편집자문위 참여 소감과 활동 계획을 말씀해 달라.

-성용규(도미니코) 신부: 신자들이 가톨릭신문을 읽으면서 신앙적으로 공부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신문 질이 지금보다 더 높아져야 한다.

-최현순(데레사) 박사: 언론에 대해 잘 모르지만 가톨릭신문을 열심히 보면서 도움을 드리겠다.

-김용민(베드로) 위원: 집에 배달되는 가톨릭신문을 열심히 읽고 있다. 의사로 일하다 보니 기사 중에 의학 관련 어휘가 눈에 들어온다. 용어를 정확히 썼으면 좋겠다.

-김재홍(요한 사도) 위원: 한국 교계를 대표하는 신문의 편집자문위원이 돼서 영광이다. 부담되기도 하지만 열심히 하겠다.

-정다운(안젤라) 위원: 청년들이 종이신문과 멀어진 것 같다. 가톨릭신문이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면 교회가 청년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엄혜진(헬레나) 수녀: 성바오로딸수도회에서 언론사도직에 종사하고 있어서 신문을 관심 있게 보게 된다. 열심히 하겠다.

-김민수(이냐시오) 신부: 사제로서 언론학을 전공했다. 교계 신문인 가톨릭신문이 교회 안에서 자기 위상을 갖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도록 제 능력껏 돕겠다.

■ 지면 평가

-김 위원장: 가톨릭신문 논조, 기사 제목, 사진, 기획 주제 등 지면의 모든 것에 대해 의견을 내 달라. 수습기자에서 편집인까지 평생 기자로 일한 저부터 말씀드리면, 가톨릭신문이 기술적인 부분에서 좀 떨어지는 것 같다. 기사 메시지만 좋으면 된다는 인식으로는 이제 안 된다. ‘지면혁신위원회’를 구성해서 연구,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성 신부: 최신 한국교회 소식과 보편교회 소식에 중점을 두고 가톨릭신문을 본다. 사형제폐지특별법 입법청원 운동은 주교회의가 전개한다는 것을 기사로 보여 줘야 신자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다. 유아세례를 부모가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준다는 어느 본당 기사는 본당 사목자에게 좋은 참고가 된다. 본당의 새로운 사목을 소개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김 신부: 기획기사에 누구나 이해하기 좋게 삽화를 넣는 것은 필요하지만 삽화가 단순하고 유치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좀 더 정성스럽고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좋겠다. 가톨릭신문 칼럼 중에 ‘글로벌 칼럼’을 읽고 시야가 넓어진다. 글로벌 칼럼은 교회에 대한 과감한 비판도 하고 있어서 ‘우물 안 개구리’ 식 안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정 위원: 청년들이 가톨릭신문을 본다면 어떤 기사를 볼까 생각하며 신문을 본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담화문 등에서 청년과 관련된 말씀을 하는 내용들은 와 닿는다. 청년들 기사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 안에 청년들의 목소리가 별로 없다. 쥐어짜서 청년들 기사를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기사 내용과 청년들의 현실은 멀게 느껴진다.

-엄 수녀: 요즘 젊은 세대는 직관적으로 언론을 본다. 종이 지면보다 홈페이지 기사를 먼저 본다. 가톨릭신문 홈페이지 기사는 가독력이 떨어진다. 반면 일간지 홈페이지는 쉽게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기사 PDF지면 구현이 너무 느리다.

-김 위원장: 비타민을 다른 사람에게 줄 때 먹음직하게 만들어서 던져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디자인 면에서 직원 교육과 인력 보강을 고민해야 한다.

-김재홍 위원: 아무래도 시인이다 보니 문화면 기사에 주목하게 된다. 가톨릭신문 문화면 기사가 전체적으로 진지하고 무겁다. 문화 소비자보다는 생산자와 기자 중심 기사라는 인상을 받는다. 기사에 사진이나 이미지보다 텍스트가 많은 편이어서 무겁게 다가온다. 현대 예술은 장르 구분이 점점 사라진다. 문화면 기사에도 이런 관점을 반영하면 좋겠다.

-김용민 위원: 영화 ‘탄생’을 봤다.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가톨릭 영화라는 선입견 때문인 듯하다. 가톨릭신문도 ‘탄생’을 가톨릭 영화로 소개했다. 시야를 넓혀서 비신자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신문이 돼 달라.

-최 박사: 가톨릭신문의 무게가 주교, 사제, 수도회에 치중돼 있다. 평신도 활동은 잘 보이지 않는다. 현대 가톨릭교회는 평신도들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을 계속 얘기하고 있다. 가톨릭신문이 좀 더 이 부분을 성찰했으면 한다.

-김 위원장: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세계주교시노드에서 나오는 말만 기사에 반영해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살 수 있다. 세계주교시노드에서 여성과 가난한 이들에 대해 계속 말하지만 정작 가톨릭신문 기사나 사설에 잘 언급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성직자 중심주의에 대해 가톨릭신문 기사 본문에는 얘기하면서 기사 제목으로는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따라서 가톨릭신문이 쇄신, 변화해야 한다.

■ 신문 개선 방향

-김 위원장: 앞으로 가톨릭신문에 요구하는 사항을 자유롭게 말씀해 달라.

-정 위원: 가톨릭신문 인터넷판에서 기획 기사의 경우 제목이 너무 길다. 클릭을 하지 않으면 제목을 다 볼 수 없다. 바로 한눈에 들어오지 않으니까 클릭을 안 하게 된다.

-김 위원장: 디지털 시대는 ‘타이틀 저널리즘’ 시대다. 제목이 눈에 들어와야 기사를 본다.

-김재홍 위원: 최근에 실린 캄보디아 현장 취재기사를 보고 한국인으로서 기분이 좋았다. 한국교회가 해외에서 사명을 실천하는 모습이다. 기자가 해외 취재 가는 것이 쉽지 않으니 외국에 있는 신학생이나 사제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명예기자도 ‘옵저버’ 형태로 활용한다면 유용하다고 본다. 종이지면에는 안 싣고 인터넷판에만 싣는 기사도 있었으면 한다.

-성 신부: 가톨릭교회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교회 밖에 있는 분들도 칼럼을 쓰는 건 어떨까 싶다.

-김 신부: 세계교회 소식이 매주 한 면씩 나오는데 세계교회 소식을 더 활발히 보도해 주면 좋겠다.

-엄 수녀: 새 성당 건축이나 사제 부고, 사제 부모 부고가 꼭 실리고 있다. 주보에도 실리는 소식들인데 신문에 보도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런 기사를 빼고 기획에 더 비중을 두었으면 한다.

-김 위원장: 주교 임명이나 교구장 임명 기사를 보면 계급주의라는 인상을 받는다. 고위 성직자 기사일수록 전지전능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가톨릭신문이 변화를 못하고 옛 모습 그대로 가는 건 아닌가 싶다.

-최 박사: 가톨릭신문이 모든 독자를 다 품어야 한다. 지금 가톨릭신문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 프레임이다.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 본당, 기관단체, 수도회 등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는 사례를 기획보도로 다뤄 달라.

-정 위원: 올해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에 세계적으로 170만 명이 참가한다고 한다. WYD에 참가하는 한국 청년들을 기획으로 소개하면 좋겠다.

정리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사진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