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말씀이 담긴 성경은 읽는 이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건넨다. 하지만 성경을 그저 읽기만 해서는 충분한 치유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성경을 읽어왔다. 그렇다면 현대 심리학의 방법론으로 성경을 읽으면 어떨까. 「성경, 내게 말을 걸다」는 성경을 묵상하고, 또 이를 글로 쓰면서 자신 안에 알게 모르게 쌓였던 상처를 치유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저자 배성연(루치아) 박사는 성경을 마주한 이들이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성찰할 수 있도록 ‘성경 묵상 글쓰기’를 제안한다. 사실 ‘성경 묵상 글쓰기’가 지닌 치유와 회복력은 배 박사 자신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소진돼 주저앉던 시기에 체험한 것이기도 하다.
배 박사는 “묵상 글을 쓸 때 나는 하느님께서 멀리 계시지 않고 내 옆에서 나의 이야기를 듣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 체험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길 바라며 책을 저술했다.
책에서는 특별히 발달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의 이론을 중심으로 생애 주기에 걸쳐 필요한 심리학적 질문을 제시하고 성경 묵상과 글쓰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성경을 묵상하고, 또 질문을 곱씹으며 글을 써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전 생애를 돌아보는 치유의 자서전이 완성돼 간다.
성경에 나타나는 자기 사랑, 심리현상, 관계 등을 다양한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풀어낸 점도 눈길을 끈다. 우리 삶과 연관 있는 심리학 이론들을 배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알고 있던 성경 속 일화도 심리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면서 묵상거리도 늘어난다. 이를 통해 성경의 말씀을 자신의 신앙으로 내면화시켜 나가면서 자아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
배 박사는 “누구든지 성경을 묵상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꾸준히 글을 써내려 간다면 그 과정에서 자신을 만나고 치유를 받을 수 있으며 결국 각자의 심리적 자아 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