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그리스도인은 ‘평화의 양심’

입력일 2023-02-07 수정일 2023-02-07 발행일 2023-02-12 제 333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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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억압과 착취, 전쟁과 빈곤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에서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교황은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와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총회 의장 이언 그린쉴즈 목사와 함께 ‘평화의 순례’를 이어갔다.

이번 순방은 제3차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오늘날 세계 상황 속에서 평화는 폭력과 무기가 아니라 형제애에 바탕을 둔 화해와 연대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교황은 그리스도인들이 ‘평화의 양심’이 될 것을 촉구했다.

순방을 통해 교황은 우선 폭력과 빈곤의 희생자들을 위로하면서 이들을 참담한 상황에 처하게 만든 불의한 구조와 이념을 비판했다. 아프리카가 보유한 엄청난 천연자원들을 수탈하고 착취하는 선진국의 거대기업들과 사적 이익을 위해 나라와 국민들을 억압하고 팔아넘기는 부패한 정치 세력들을 교황은 강하게 비판했다.

교황은 동시에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사랑과 자비를 잃지 말고 개인과 집단의 이기심을 벗어나 사회와 국가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투신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젊은이들이 형제애에 바탕을 둔 평화와 화해의 정신을 잃지 않고 불의와 부패에 저항하라고 권고했다.

오늘날 세계는 하나로 깊이 연결돼 있다. 먼 아프리카의 고통은 결코 우리들과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는 모두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기 때문이다. 주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예외 없이 ‘평화의 양심’으로서 끊임없는 기도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함으로써 세상의 평화를 위해 기여할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