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중)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3-03-28 수정일 2023-03-28 발행일 2023-04-02 제 333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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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 따르며 온유함과 강함으로 활동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 창립자 수녀들. 로사 도비디오 수녀(왼쪽)와 로사 로사또 수녀.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 한국분원 제공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이 성경 구절에 해당하는 모든 이에게 예수 그리스도 성심을, 성모 마리아 성심에 비춰 전하는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총원장 로레나 벨레노브스키 수녀, 이하 수녀회)는 ‘지극히 비천한 여종들’에 기원을 두고 있다.

‘지극히 비천한 여종들’은 이탈리아 란치아노에서 수녀회 설립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모여 생활했던 장소이자 단체다. 란치아노에서 태어난 젊은 여성 로사 로사토(Rosa Rosato, 1857~1940)와 로사 도비디오(Rosa D’Ovidio, 1857~1930)도 이곳에서 생활했고, 둘은 이후 공동체 확장을 위해서 로마로 진출해 1886년 4월 수녀회를 공식 설립했다.

하느님께 부여받은 은총과 특성을 토대로, 예수 마리아 성심을 따르며 사도직 활동에 심혈을 기울인 둘은 온유함과 강함으로 그 특성이 달랐다. 관상적인 삶과 보속적 찬미의 기도 정신을 지닌 로사 로사토 수녀는 로마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가정 방문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어린이들을 교리 교육하는 데에 헌신했다. 사회적 활동 차원에서 교육과 보건 사목 활동을 강조했던 로사 도비디오 수녀는 지금의 크로아티아에 해당하는 이스트리아 폴라에서 가난하고 소외당한 이들을 위한 집, 기숙사, 고아원 건립 등에 힘을 썼다.

오로지 ‘성심’이라는 이름으로 이 같은 활동을 진행하면서 둘은 자신들의 삶과 인간관계 핵심이 예수 성심을 사랑하고 닮으며 영광스럽게 하는 일이고, 자신들은 이에 봉헌된 여성들이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무엇보다 부드럽고 온화한 성품으로 수녀들을 감정적으로 공감해 준 로사 로사토 수녀, 똑 부러지고 진취적이고 창의적이었던 로사 도비디오 수녀의 특성은 잘 어우러져 지금의 수녀회가 운영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이렇게 통합, 발전된 카리스마는 사랑과 흠숭, 보속으로 자리 잡았다.

사랑과 흠숭, 보속으로 예수 마리아 성심을 전하는 수녀회에서는 공경할 여러 인물도 탄생했다. 간호사로서 늘 성체 조배하고 그 안에서 예수를 만나는 것처럼 환자들을 대한 ‘성체의 영혼’ 가경자 타르실라 오스티 수녀, 교육자로서 수녀회 카리스마, 역사 확립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충실한 사도’ 레오닐데 로씨 수녀도 수녀회 소속이다. 시복 대상으로 준비하고 있는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 카실다 디 필립피 수녀 역시 브라질에 초기 선교사로 뿌리를 내린 인물로, 예수 마리아 성심을 퍼뜨렸다.

지금도 수녀회 회원들은 두 창설자 수녀가 살았던 사랑과 열정처럼, 무수한 어려움을 사랑과 열정으로 극복하면서 예수 마리아 성심을 나눠 모든 이의 마음을 뜨겁게 하고 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