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FABC 신학위원회 2023 정례회의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3-05-10 수정일 2023-05-10 발행일 2023-05-14 제 3343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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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교와 대화·화합하려는 노력이 곧 시노달리타스 여정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정례회의
개최국 신학자들과의 만남 통해
한국교회에 대한 이해와 공감 커져
“한국 평신도들의 활발함 인상 깊어”
아시아 복음화 위한 삼중 대화 강조

5월 5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한국 신학자들과의 만남 중 정순택 대주교(왼쪽에서 두 번째)가 자유 토론에 참여해 답변하고 있다.

4월 30일~5월 7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영성센터에서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신학위원회(이하 위원회) 2023 정례회의가 열렸다. 자체 회의와 더불어 한국교회 신학자들과의 만남이 어우러진 이번 정례회의는 아시아의 대표 신학자들 친교와 신학적 논의로 풍성했다.

5월 5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한국 가톨릭 신학자들과의 만남은 위원회 소속 주교를 비롯한 신학자들이 지역 신학자들과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친교 속에서 함께 신학적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아시아교회의 현재와 미래: 신학적 전망’을 주제로 마련된 이번 만남에서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와 FABC 신학위원회 위원장 아드리아누스 수나르코 주교의 기조연설에 이어 신학자들의 활발한 질의응답 및 토론이 오갔다.

지역 신학자들과의 만남은 위원회가 정례회의에서 중요시하는 일정이다. 아시아 신학을 성찰한다는 것은 아시아의 고유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각 신학자의 경험을 친교 속에서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는 가톨릭대 교수 백운철(스테파노) 신부, 전 수원가톨릭대 총장 곽진상(제르마노) 신부, 파리예수회대 교수 김미정 수녀(아녜스·성 안드레아 수녀회), 서강대 최현순(데레사) 교수 등 한국 신학자 14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 위원회 회의가 처음 열린 만큼 위원회 참석 신학자들과 한국교회 신학자들의 질의응답 및 자유 토론은 예정 시간을 넘길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한국교회 초기 역사에 비췄을 때 현재 평신도들의 활동과 역할’에 대한 질문을 비롯한 신학생 양성 문제, 이주노동자 2세들을 위한 사목 대책 등 다양한 내용이 나뉘었다.

FABC가 아시아 복음화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제시하는 ‘삼중 대화’도 재삼 강조됐다. 정순택 대주교는 기조연설에서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 종교, 그리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아시아 백성과의 삼중 대화에 임해야 하고 그렇게 대화를 통해 이해하고 체험한 바를 신학적, 사목적 관점에서 식별하고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한국 신학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교회와 사회에 대한 이해 및 공감대가 커졌다고 밝혔다. 홍콩 성신신학대학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는 에리카 리 박사는 “친교를 바탕으로 아시아교회를 향한 신학적 논의와 대화가 잘 조화된 회의였다”면서 “한국교회 평신도들의 활발함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인도 룩나우교구장 제럴드 존 마티아스 주교는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많은 이가 모이고 세례받는 모습에 감명받았다”고 말했고, 필리핀 세부대교구의 미디필 빌로네스 보좌주교는 “순교 신앙 위에 세워진 한국교회 역사가 깊게 마음에 남는다”고 전했다.

2023 정례회의의 서울 개최는 위원들의 오랜 소망이었다. 그간 회의는 지리적·경제적 여건 등 여러 측면의 편의성을 고려해서 주로 태국 삼프란 소재 방콕대교구 반푸완 사목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는 신학위원회 위원들의 오랜 기대가 반영돼 서울대교구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추진됐다. 이는 한국교회의 국제적 역량 증대와 더불어 아시아교회 안에서 한국교회 위치가 그만큼 성장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개최 결정 후, 오랜 기간 FABC 전문신학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교황청 국제신학위원인 박준양(요한 세례자) 신부가 실무 책임을 맡아 교구장 비서실 안원진(베드로) 신부와 함께 회의를 준비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