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노 「시몬」군의 장례미사 거행

입력일 2021-06-14 11:51:22 수정일 2021-06-14 11:51:22 발행일 1960-05-01 제 227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옳은 일 위해 피와 목숨 바친 나라의 꽃송이들

【서울】 4·19 「의거」사건에서 희생된 <시몬> 노(盧斗熙)군(忠南 舒川郡 出身·東國大學校 法大 3年)의 장례미사를 서울교구장 <바오로> 노(盧基南) 집전으로 23일 상오 10시 명동대성당에서 엄숙히 거행되었는데 이 장례미사에는 교우들 뿐만 아니라 「동국대학」 교수들과 어떻게들 알았는지 일반 학생들로 해서 성당이 꽉찼으며 참석한 모든 이들을 다시 한번 말없는 슬픔과 의분에 잠기게 하였다.

이날 장례미사에 참석한 「동국대학」 교학과장 이(李根三)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일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와같이 성대한 장례식을 거행해주니 노 군은 그래도 행복한 셈이다. 지금 서울 시내에서만도 학부형으로부터 행방불명을 호소해오는 학생의 수는 무려 200여명이나 되며 각 지방에서 장거리 전화로 전보로 문의해 오는 수를 헤아릴 수 없으니…』 하고 말끝을 흐리고 눈물을 흘린다.

미사가 끝나고 관을 영구차에 실기 전에 한 학생이 친우일동을 대표하여 애끓는 조사를 하였는데 그 준비 없이 수식 없고 소박한 고별사가 그렇게 모든 사람의 심금을 울리었으니 참석한 모든 이가 흐느껴 울었던 것이며 차가 중곡리(中谷里) 묘지를 향하여 떠나자 울음은 더하여 성당 광장은 울음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