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년 수많은 OO데이를 지낸다. 2월 14일과 3월 14일은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3월 3일은 삼겹살데이,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다. 하지만 이른바 ‘데이마케팅’의 절정은 ‘블랙프라이데이’다. 이날은 미국에서 11월의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로, 연중 가장 큰 규모의 쇼핑이 행해진다.
‘데이마케팅’은 유행과 쇼핑에 중독된 현대인들의 소비주의 행태를 조장하는 판매 전략이다. 이처럼 극단적인 소비주의에 반대해 나타난 것이 바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이다. 이 캠페인은 1992년 캐나다에서 테드 데이브라는 광고인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그는 자신이 만든 광고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소비하도록 만든다는 문제의식에 도달, 불필요하고 지나친 소비의 유혹에 맞서는 행동의 장을 마련했다. 이후 이 운동은 국제사회에 널리 확산됐다. 기후위기를 비롯한 지구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이 운동은 점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엇인가를 구매하기 전 그것이 반드시 필요한 물건인지, 내가 이미 갖고 있는 물건은 아닌지를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된다.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