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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 순례길’ 총 44.1㎞, 말씀·생명·일치의 길을 가다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09-18 수정일 2018-09-19 발행일 2018-09-23 제 3113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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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 순례길’(이하 서울 순례길)은 2013년 9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선포한 후 9월 14일 아시아 최초 교황청 공식 승인 국제 순례지가 되기까지 지난 5년간 가꾸고 정비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실제 5년 전 처음 서울 순례길로 선포됐을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서울 순례길은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순례길 길이가 변동된 것은 물론 안내 표석이 곳곳에 세워졌고 순례길에 위치한 성지와 기념 공간, 역사 유적들이 새로운 면모를 갖춰 나갔다. 서울 순례길의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 선포의 의미를 되새기며 신자들과 시민들의 순례를 보다 활성화 하기 위해 1코스 ‘말씀의 길’, 2코스 ‘생명의 길’, 3코스 ‘일치의 길’로 구성된 서울 순례길을 소개한다.

■ 1코스 ‘말씀의 길’ 주교좌명동대성당~가회동성당 8.7km, 도보 약 3시간 소요

서울 순례길의 시작인 1코스 ‘말씀의 길’은 한국 천주교회의 상징인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중구 명동길 74)에서 출발해 초창기 교회 역사의 중요인물인 김범우(토마스)의 집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장악원터(중구 을지로 66 KEB하나은행 본점 앞), 한국 천주교회가 시작된 곳으로 평가되는 이벽(요한 세례자)의 집터(종로구 청계천로 105 두레시닝 건물 앞), 박해시기 많은 신자들이 고초를 겪고 순교한 좌포도청터(종로구 돈화문로 28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 9번 출구 앞), 포도청 옥터 순교성지 종로성당(종로구 동순라길 8), 서울 순례길 조성 과정에서 점차 조명되고 있는 광희문순교성지(중구 퇴계로 348), 한양도성 서울성곽길, 성 김대건 신부 유해를 모신 가톨릭대 성신교정(종로구 창경궁로 296-12), 복자 주문모 신부가 세례를 주는 데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북촌한옥마을 석정보름우물(종로구 계동길 110), 역시 주문모 신부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가회동성당(종로구 북촌로 57)에서 마무리된다.

■ 2코스 ‘생명의 길’ 가회동성당~중림동약현성당 5.9km, 도보 약 3시간 소요

서울 순례길 2코스 ‘생명의 길’은 박해시기 신앙선조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모진 고초를 겪고 목숨까지 바쳤던 순교의 현장들을 걸으며 ‘참 생명’의 의미를 묵상할 수 있는 길이다.

2014년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순교자 124위를 시복했던 광화문 시복터(서울 광화문광장 북측)에서 형조터(종로구 세종대로 175), 의금부터(종로구 종로 47 SC제일은행 본점 앞), 전옥서터(종로구 종로1가 지하철 1호선 종각역 6번 출구 화단), 우포도청터(종로구 종로1가 6 광화문우체국 화단 앞), 경기감영터(종로구 새문안로 9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중구 칠패로 5)를 지나 중림동약현성당(중구 청파로 447-1)에서 끝난다.

생명의 길을 이루는 광화문 시복터를 비롯해 모든 지점들이 과거에는 조선왕조의 핵심 관청들이 있던 곳, 다시 말해 신앙 선조들을 박해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한국교회 역사와 생명을 증언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 3코스 ‘일치의 길’ 중림동약현성당~삼성산성지 29.5km 도보·차량(대중교통) 이용 병행 필요

서울 순례길 3코스 ‘일치의 길’은 말씀의 길이나 생명의 길보다 훨씬 긴 구간으로 이뤄졌다. 긴 순례길을 걷고 이동하며 교회의 일치를 기도한다는 취지를 지닌다.

기해박해(1839년) 때 처형된 순교자 가운데 9명의 성인과 1명의 복자(이성례 마리아)가 탄생한 당고개순교성지(용산구 청파로 139-26),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치명한 새남터순교성지(용산구 이촌로 80-8), 수없는 천주교 신자들이 목이 잘려 순교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절두산순교성지(마포구 토정로 6), 성 앵베르 주교, 모방, 샤스탕 신부가 묻혀 있었던 노고산성지(마포구 백범로 35 서강대 가브리엘관 앞), 배론신학당의 후신인 용산성심신학교(용산구 원효로 19길 49 성심여자고등학교 내), 군종교구청과 접해 있는 왜고개성지(용산구 한강대로 40길 46)에 이어 한강을 넘어 오면 성 앵베르 주교, 모방, 샤스탕 신부 등 3명의 성인을 모셨던 곳이라 해서 이름붙여진 삼성산성지(관악구 호암로 454-16)에서 일치의 길은 완성된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