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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마두동본당, 지역사회 후원가정 도시락 나눔

이형준
입력일 2024-07-08 수정일 2024-07-09 발행일 2024-07-14 제 340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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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나눔 활동 이어와…지역 복지 사각지대 발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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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마두동본당 재가복지팀 봉사자들이 지난 7월 3일 도시락 나눔 준비를 마치고 사진을 찍고 있다. 이형준 기자

약 20년 간 본당 관할구역 후원가정에 꾸준히 도시락 나눔 활동을 하며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본당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의정부교구 마두동본당(주임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사회복지분과 소속 재가복지팀은 지난 7월 3일 여느 수요일과 같이 직접 요리한 음식들을 도시락에 담아 지역 어르신이나 가난한 가정 등 본당이 직접 선정한 후원가정에 전달했다.

도시락 나눔은 오후 4시부터였지만 한참 전에 도착한 ‘조리담당’ 봉사자들과 본당 수녀는 앞치마를 둘러매고 일사불란하게 음식을 만들었다. 도시락이 완성될 때쯤 분배를 맡은 이들도 속속 도착했다. 봉사자들은 각자 맡은 구역으로 흩어져 후원가정에 갓 완성된 따끈따끈한 도시락을 전달했다.

본당이 후원하는 가정은 신자 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주 대상으로 한다. 단 몇 가지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복지정책이 닿지 못하는 주민들도 많기 때문이다. 본당은 도시락을 전달할 후보가정을 선정하기 위해 체크리스트와 기준표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지역사회의 가정을 살핀다. 더불어 지자체와 꾸준히 소통하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추천받기도 한다.

나눔 활동이 각자의 일과가 한창인 평일에 이뤄지다 보니 본당 교우들을 대상으로 봉사자 모집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래도 이날 24명의 봉사자가 참여했다. 재가복지팀 기인종(마테르노) 팀장은 “봉사하는 분들 중 직장인도 많은데, 봉사 시간대가 평일 오후인데다 음식도 직접 조리하다 보니 쉽지 않을 텐데도 많은 분이 시간을 쪼개가며 즐겁게 도시락 나눔에 참여하고 있다”며 “20여 년 전 계시던 주임 신부님께서 만드신 나눔 활동이 교우들의 열정 덕에 지금까지도 잘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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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잠시 비운 후원가정 앞에 놓인 도시락 배낭. 종이에 '병원 가는 날이라 죄송하고 고맙습니다'라는 문구가 써져 있다. 이형준 기자

봉사자들이 일주일에 한 번 후원가정을 직접 찾아가는 것은 1인 가정이 급증하는 시대에 그 자체로 중요하다. 특히 어르신의 경우 주변과 소통이 없어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면에서 본당의 도시락 나눔은 지역사회 복지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본당 사회복지분과 장미순(엘리사벳·57) 분과장은 “지역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도시락 나눔을 통해 정서적으로 외롭고 고립된 분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또 돌봐드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자들만 대상으로 한 사목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에 깊숙이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두동본당의 도시락 나눔은 큰 의미를 가진다. 

주임 상지종 신부는 “교구 부서뿐 아니라 현장을 직접 보고 듣는 본당도 지역 어르신·빈민의 요청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다른 본당 몇몇도 비슷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겠지만, 사실 ‘모든’ 본당이 각자의 방식대로 지역사회에 찾아가는 사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