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

교회 내 평신도 위상 증진과 참여·동반 강화에 주목

박영호
입력일 2024-07-10 수정일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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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 의안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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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교황청에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 의안집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제16차 정기총회 책임보고관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왼쪽 두 번째),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올러리슈 추기경 오른쪽)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7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0월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제2회기 논의를 위한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을 발표했다.

112개 항 30쪽 분량의 제2회기 의안집은 지난해 열린 제1회기 의안집과는 달리 시노드 과정 중에 제기된 ‘핫이슈’들에 집중하기보다는 시노드 교회를 건설하기 위해서 필요한 구조적, 신학적, 사목적, 영성적 방안들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성 부제직 등 첨예한 논란을 불러온 10가지 주제들에 대해서 10개 연구위원회를 설치, 시노드 제2회기 이후에도 연구를 계속하도록 했다. 이 위원회들은 제2회기 중 중간보고 성격의 연구 결과를 제출한다. 교황청은 7월 9일 10개 위원회 외 추가로 5개 위원회를 설치하고, 각 위원회 연구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의안집이 전 세계 각 지역교회와 교회 기관, 공동체 등의 응답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이는 이미 우리가 ‘듣는 교회’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명한 징표라고 강조했다. 책임보고관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은 이번 시노드가 “오는 10월 제2회기 총회와 상관없이 이미 교회의 존재 방식과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2~27일 열리는 제2회기
‘시노드 교회’ 건설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 모색에 초점

의안집은 서문에 이어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담은 ‘주요 원칙’, 3부로 구성된 본문과 결론 등 총 6개 부분으로 구성됐다. 의안집은 20명의 신학자들이 작성한 초안을 바탕으로 수정, 보완을 거쳐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을 받았다.

제2회기 의안집은 크게 두 가지 개혁과 쇄신의 키워드에 주목한다. 하나는 평신도, 특별히 교회 안의 여성의 역할과 위상의 증진, 다른 하나는 ‘참여’와 ‘동반’의 강화다. 이번 회기에서는 여성 부제직이 직접적인 논의 주제로 선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교회 안의 여성에 대한 성찰은 평신도의 직무 강화에 대한 열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러한 맥락 안에서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의안집에서 가장 먼저 성직자 성추문, 교황청과 여러 지역교회의 재정 비리 등으로 추락한 교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책임과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시노드 교회가 환영받기 위해서는 교회의 모든 수준에서 책임감과 투명성이 모든 활동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주교대의원회 사무처는 의안집에서 사목 및 재정 계획 수립과 집행에 평신도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외부 감사를 통한 연례재정 보고서의 발표, 여성 평신도들의 위상 증진도 중요한 권고 사항으로 제시됐다. 사제 양성 과정 쇄신과 평신도 양성 강화도 언급됐다.

특히 의안집에서는 각국 주교회의가 여성의 교회 생활 참여의 탁월한 잠재력에 주목했음을 상기시키며, “각국 주교회의는 우리 시대의 사목적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 여성들에게 주어진 은사와 성령의 은총을 더욱 잘 드러낼 수 있는 직무적, 사목적 지침들을 더 깊이 탐구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의안집에서 양성의 강화는 시노드 전 과정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열렬하게 주장된 주제였고, 종교간 대화 또한 시노드 여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지적됐다고 전했다. 전례와 관련해 “적절하게 훈련된 평신도 남녀가 하느님 말씀 선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청”을 지적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2회기는 오는 10월 2~27일 열린다. 대의원들은 회기를 마치면서 교황에게 제출할 최종 건의안을 작성, 투표를 통해 확정한다. 교황은 이 건의안을 바탕으로 시노드 교회 건설을 위한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교황 문헌을 발표한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