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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종교 만남] 교회 미래의 키워드 10가지는?

박영호
입력일 2024-09-23 수정일 2024-09-27 발행일 2024-09-29 제 3410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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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데이터연구소, 「한국교회 트렌드 2025」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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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 동안 누적된 종교와 신앙을 침체하게 만들어온 사회 상황은 인류 역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후 2년 여를 넘겨 종교계는 이른바 ‘수축시대’를 지나고 있고 최근에서야 간신히 이전의 모습을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신교 유일의 교회 통계 조사 연구소인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펴낸 「한국교회 트렌드 2025」(지용근 외 9명/규장)는 다양한 통계 자료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회가 회복을 넘어서 부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이 있음을 제시한다.

연구소는 2023년과 2024년 연이어 한국교회의 흐름을 요약한 10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교회의 사역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세 번째로 펴낸 이번 연구 조사 결과는 “아무리 힘들어도 살 길은 있다”라는 슬로건으로 우울한 예측과 전망 속에서도 회복을 넘어서 부흥을 꾀할 수 있는 10가지 키워드를 전한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5」가 제시한 10가지 트렌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유반젤리즘(You-vangelism) ▲멘탈 케어 커뮤니티(Mental Care Community) ▲포텐셜 레이어티(Potential Laity) ▲오소프락시(Orthopraxy) ▲패밀리 크리스천(Family Christian) ▲스피리추얼 Z세대(Spiritual Gen Z) ▲싱글 프렌들리 처치(Single Friendly Church) ▲시니어 미니스트리(Senior Ministry) ▲솔트리스 처치(Saltless Church) ▲미션 비욘드 트래디션(Mission Beyond Tradition)

교회가 주목해야 할 현상과 유형을 요약한 이 10가지 키워드는 종교 내적 상황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현상 및 과제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정보통신 수단의 발달, 현대의 소외와 병리 현상, 가족 관계의 변화,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 현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요구되는 시대적 소명 등이 각각의 키워드들과 관련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유반젤리즘, 이른바 유튜브 에반젤리즘(Youtube Evangelism)이다. 코로나19가 결정적으로 활성화한 유튜브를 통한 전방위적 신앙생활은 교회의 기능과 사목에서 고민을 안기기도 하지만 새로운 희망적 전망을 던진다. 책은 신앙의 깊이와 진정성을 추구하는 흐름으로 포착된 오소프락시와 유반젤리즘을 적극적 신앙 회복과 부흥의 기제로 간주한다.

교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세대는 스피리추얼 Z세대다. 젊은이들에게 종교의 의미가 쇠퇴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에게서는 신앙을 경험하고 표현하려는 열망이 발견된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그리스도인 Z세대는 보다 개방적이고 사회적 의식을 지닌 신앙인으로 성장, 이들이 중장년이 됐을 때 지금 기성세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 교회를 향한 대응과 사역 전략 면에서, 멘탈 케어 커뮤니티, 포텐셜 레이어티, 시니어 미니스트리, 미션 비욘드 트래디션은 그 방향성을 담고 있다. 특히 평신도 사목의 중요성과 비중의 확대 전망은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관련 조사에서 평신도 사목에 대해 개신교 신자들은 약 60%가량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밀리 크리스천은 가족 내 부모와 자녀 간 종교 일치가 심화되고 있음을, 싱글 프렌들리 처치는 싱글들이 교회 안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현상과 이들에게 친화적인 교회를 형성해 나갈 필요성을 제시한다. 관련 조사에서는 싱글 73.1%가 싱글들만을 위한 예배(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목회자들 역시 74.4%가 싱글들만을 위한 예배(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싱글 예배(공동체)의 필요성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사회와 문화의 여러 영역에서 한국교회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현상을 일컫는 솔트리스 처치는 ‘사회가 종교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해야 하는 시급함을 전한다. 사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책무는 종교의 본질에 속하는 것이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