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희년, 우리 교구는?
2025년은 보편교회가 함께 기념하는 정기 희년이다. 교구 역시 12월 29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희년 개막미사를 시작으로 희년의 시작을 알렸다. 교구는 2025년 희년을 어떻게 보낼까?
2025년 희년의 의미
희년은 신자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회개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하느님께 돌아가겠다고 결단하도록 교회가 마련한 특별한 해다.
희년은 구약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내던 축제에서 유래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7번째 해를 안식년으로 땅을 쉬게 했는데, 이 안식년을 7번, 바로 49년이 지난 다음 해인 50년째를 희년으로 삼았다. 이 희년은 소유지를 원 소유자에게 되돌려 주며, 종살이에서 풀어주고, 땅을 쉬게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관계, 모든 피조물과의 관계를 올바르게 재정립하는 시기였다.
교회는 1300년 첫 희년을 선포하면서 정기 희년을 지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00년마다 거행하던 희년은 1343년 클레멘스 6세 교황 때 50년마다 선포됐고, 1470년 바오로 2세 교황이 25년으로 희년의 주기를 줄여 모든 세대가 적어도 1번씩은 희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했다.
희년의 기원은 구약에서 왔지만, 오늘날 우리가 지내는 희년은 서기, 즉 예수님의 탄생을 기점으로 한다. 바로 예수님을 통해 구원이 이뤄졌음을 기념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고 선포하셨다. 그리고 이 말씀을 실천하시며 모든 생활과 만남, 관계 속에서 해방과 회개를 이뤄주셨다.
2025년 희년은 ‘희망의 순례자들’을 주제로 펼쳐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5년 정기 희년 선포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를 통해 이번 희년은 “시들지 않는 희망,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희망으로 특징지어지는 성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교황은 칙서에서 “믿는 이들의 증언이 우리 세상을 위한 참된 희망의 누룩이 되고, 주님의 약속이 성취되리라는 기쁨에 찬 기대 안에서 정의롭고 조화롭게 살아갈 새 하늘 새 땅에 대한 예고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우리의 증언을 통하여 희망을 간절히 찾는 모든 이에게 희망이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교구에서 펼쳐지는 2025년 희년
교구는 희년을 맞아 각계각층 위한 다양한 교육을 비롯해 청소년·청년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희년을 맞아 가장 많이 이뤄지는 활동은 교육과 피정이다. 이번 희년에는 어린이에서부터 노인까지 연령별, 평신도·수도자·성직자 등 직분별뿐 아니라 소공동체·교리교사·전례·성경교육·각 사목회 분과에 이르는 여러 봉사 분야별 등 교구 내 각계각층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피정과 교육이 이뤄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정, 특별히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향한 여정에 있는 만큼, 청소년·청년들을 위한 다채로운 활동이 진행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교구 청소년국은 7월 28일부터 8월 4일까지 로마에서 열리는 젊은이들의 피정에 교구 청년들과 함께 참가하고, 희년에 열리는 7대 성당을 순례할 계획이고, 각 대리구 차원에서도 초등부 어린이를 위한 전례·성가교육을 비롯해, 청년 아카데미, 대학생 농촌봉사활동, 청년 연합 성지순례, 지구 청년 연합피정, 청년 간담회, 어린이 성경 페스티벌, 주일학교 교리교사 힐링 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가정의 희년으로는 손주에게 전해주는 신앙이야기 수기대회, 조부모와 함께 촬영한 가족사진대회가 마련되고, 어르신들을 위한 떼제미사도 열릴 예정이다.
소외된 이들을 위한 활동도 펼쳐진다. 교구 주교들은 교도소를 방문해 견진·고해성사를 집전할 예정이고,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아주일학교 연합 가족미사와 캠프, 성지순례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희년을 살아가는 모든 신자들, 희망의 순례자들을 위한 순례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교구는 여러 성당과 사적지, 성지를 희년 순례지로 지정해 더 많은 이들이 희년을 맞아 순례에 동참하도록 독려하고, 또 대사를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희년에 순례를 통해 대사를 얻을 수 있는 장소는 정자동주교좌·조원동주교좌·권선동·분당성요한성당 등 성당 4곳과 안성·왕림·용문·하우현성당 등 사적지 4곳, 구산·남양성모·남한산성·단내성가정·미리내·손골·수리산·수원화성순교·양근·어농·은이-골배마실·죽산·천진암 등 성지 14곳이다.
순례 외에도 6월 24일 천진암성지의 한국천주교회 창립기념행사, 10월 23일 죽산성지의 교구 성체현양대회, 10월 25일 미리내성지의 교구 순교자현양대회, 그리고 12월 29일 거행되는 희년 폐막미사를 참례하면 교황 강복과 전대사를 얻을 수 있다.
앞서 제시된 활동을 통해 대사를 얻기 위해서는 대사를 얻고자 하는 의사가 있어야 하며, 어떤 죄도 짓지 않은 상태인 은총의 상태여야하고, 일반조건에 해당하는 고해성사, 영성체, 교황의 뜻에 따른 기도 바치는 일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