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성경 말씀 본질에 집중하며 청년과 소통 불교계, 젊고 힘찬 불교 구현 강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불안’을 경험하는 청년들은 종교를 통해 현실과 맞닿은 가치와 의미를 찾고자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젊은 층의 탈(脫)종교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웃종교들은 소통과 공감, 위로와 삶의 방향 제시라는 키워드에 집중한 청년사목을 전개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국민 종교 분포 및 현황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성인의 종교인 비율은 37%로, 이 중 20대와 30대 개신교인의 비율은 각각 9%, 11%로 조사됐다. 전체 국민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2023년 11월 진행한 ‘기독 청년 인식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청년의 56%는 교회를 떠나고 싶었거나 떠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교회를 떠나고 싶은 이유로는 ‘신앙심이 사라져서/신앙의 회의가 생겨서’(21%), ‘교인들의 말과 행동이 달라서’, ‘매주 교회 다니는 것이 부담돼서’가 각각 13%로 뒤를 이었다. 한편 개신교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사람을 위로한다’는 긍정적인 답변이 37%로 우세했다. 20~30대 청년들은 신앙에 회의가 생겨 교회를 떠났지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성경에 충실한 설교, 성경에 근거한 삶의 방향 제시, 따뜻한 위로를 교회에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개신교계는 성경 말씀이라는 본질에 집중한 공감과 소통의 사목을 강조하고 나섰다. 12월 2~3일 천안하나교회에서 열린 '새로운 목회를 준비하라!' 포럼에서 청년사역연구소장 이상갑 산본교회 목사는 “청년 사목에 있어서 성경 말씀의 본질을 깊이 파고들되 이를 현실과 연결하는, 우리 삶의 자리와 연결하는 메시지를 목회자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몇몇 교회들은 청년들에게 사회자본을 제공하는 모델을 실천하고 있다. 부천의 새롬교회(이원돈 목사)는 청년들에게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마을공동체 사목을, 신촌성결교회(박노훈 목사)는 촉각, 후각 등 오감으로 신앙을 느끼는 창의적인 예배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한국교회는 청년들에게 화폐자본이 아닌 사회자본을 제공해야 한다“며 “청년 취업·창업 지원, 협동조합 설립, 공유주택 제공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불교 역시 ‘소통’과 ‘젊음’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한 청년 포교에 힘쓰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주요 종책과제로 ‘청년 포교 강화’와 ‘젊고 힘찬 문화 불교 구현’을 강조했다. 불교는 출가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출가 장려사업을 강화하고 템플스테이 시설을 활용한 출가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젊고 힙한 불교’ 이미지 확대를 위해 4월을 불교의 달로 지정, 다양한 문화행사로 젊은층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10월에는 불교문화대전을 열어 전통문화예술을 소개하고 대중과의 소통을 확대할 예정이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