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목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시모카와 마사츠구 신부 초청 '가난의 무게’ 특강

이형준
입력일 2025-02-19 06:37:20 수정일 2025-02-19 06:37:20 발행일 2025-02-23 제 3430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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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논리로 ‘가치서열’ 역전…교회 역할 중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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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시모카와 마사츠구 신부가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에서 열린 초청 특강에서 ‘가난의 무게’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형준 기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소장 박상훈 알렉산데르 신부)는 2월 14일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에서 일본 조치대학 국제관계학 교수인 예수회 시모카와 마사츠구 신부를 초청해 ‘가난의 무게’ 특강을 열고, 참석한 평신도·수도자들과 함께 전 세계적인 빈곤·빈부격차 문제와 해결책을 짚었다.

시모카와 신부는 특강에서 빈곤의 심화는 ‘가치서열의 역전’에 의해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가치를 문화적 가치, 정치적 가치, 경제적 가치로 설명한 시모카와 신부는 “사회 구성원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과 공동선·인간 존엄성과 관련된 것들을 다루는 문화적 가치가 가장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세기 이후 국제화 시대 가치의 역전 현상으로 세계에는 철저한 시장경제논리(경제적 가치)만 남아 빈곤과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즉 하나의 국가 단위에서는 문화적 가치에 따른 구성원들의 합의로 정치적 가치, 경제적 가치가 영향을 받아왔지만 20세기 이후 적절한 통제장치가 없는 국제사회에는 철저하게 경제적 가치에 의한 효율성만 중요시되고 있다는 게 시모카와 신부의 인식이다. 현재 국제사회에 통용되는 국제법, 무역 협정 등은 오히려 선진국과 부유층에게만 유리한 경제구조를 강화한다고 봤다.

시모카와 신부는 이어 “강대국들은 국제사회에서의 강력함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시장경제논리를 유지하려고 하므로 문화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교회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빈곤층은 돌봐야 할 존재(patients)가 아니라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Agents)라며 “국가의 복지정책은 빈곤층이 공동체를 이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장애물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모카와 신부는 지금까지 30여 년간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인도, 케냐, 파키스탄 등의 대규모 슬럼가를 연구하고 있다. 예수회 입회 전에는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공직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