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신생아들 태명으로 매달 기부한 이미선 원장

박주현
입력일 2025-05-14 09:22:26 수정일 2025-05-14 09:22:26 발행일 2025-05-18 제 3442호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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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나눔의 행복, 아이들 삶에 힘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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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라테라산후조리원 이미선 원장이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보내 온 감사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원장은 “태어난 아기들이 태명으로 이뤄진 첫 기부를 통해 ‘나는 다른 이웃, 생명들과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존재’임을 기억하며 선한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목동라테라산후조리원(원장 이미선 체칠리아)은 입소한 신생아들의 태명으로 2021년 2월부터 매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 오승원 이냐시오 신부, 이하 한마음한몸)에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나눔 기업이다. 

이미선 원장은 “‘내가 태어나 맨 처음 한 일이 이웃 사랑일 만큼, 나는 충만하게 사랑받는 존재이자 또 그만큼 사랑할 줄 아는 존재구나!’라는 뿌듯함을 아기에게 안겨주기 위해서”라고 꾸준한 기부 동기를 밝혔다.

생명이 깃든 아기들은, 생명이 꺼져가는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해 5월까지 총 2550만 원의 후원금이 백혈병, 난치병 등으로 고통받는 국내 환자들의 치료비로 전해졌다. 기부를 이어온 3년여 기간 운영난 등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한 번도 기부를 빠뜨린 적이 없다. 삶의 고비마다 하느님의 도우심을 받은 만큼 나도 그 사랑을 돌려드려야겠다는 마음에서다.

“산모와 신생아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수입니다. 엄마와 아기가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소독·예방부터 하나하나 신경 쓰고 있습니다. 조리원을 운영하며 힘든 일이 있을 때 하느님은 도움을 청하는 제 기도를 늘 들어주셨죠. 덕분에 제가 26년 동안 산후조리원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마음한몸에서는 기부에 참여한 아기의 태명을 담은 감사장을 산후조리원에 매달 보내고 있다. 이 원장은 감사장을 산후조리원 안에 게시해 모두와 기쁨을 나눈다. 이 원장은 “특히 어머니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 될 것”이라며 “아기가 자라 행복한 삶을 살면서도 이웃과의 나눔을 잊지 않고 어려움 속에도 선한 사람이길 포기하지 않는 내면의 힘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가 ‘탄생’을 기뻐하는 이유는 그 생명이 다른 생명과 더불어 나누며 살아갈 이웃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마음으로 간직한다면 우리 사회도 서로 나누는 ‘가정’ 같은 공동체가 될 수 있겠지요.”

산모들이 마주하는 육아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산후조리원에는 모유 수유 전문가와 부모들의 아기 목욕 교육을 전담하는 간호사가 상주한다.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에 대해 이 원장은 “생명만이 누릴 수 있는, 사랑받고 또 사랑하는 기쁨을 아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답한다.

“엄마 뱃속도 좋았지만, 이 세상도 따뜻하고 좋은 곳임을 아기가 느끼게 해 주셔서 고마웠어요." 

이 원장은 한 산모가 남긴 인사를 전하며 "같은 감동을 우리 산후조리원을 다녀가는 모든 아기와 산모님이 간직할 수 있도록 저는 제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