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생태 회칙 가르침에 따라 지속 가능한 세상 건설 위해 7년 동안 생태 보호 활동 전개
“우리는 파괴된 세상을 후대에 물려줄 수 없습니다. ‘공동의 집’에서 살아가는 모든 피조물과 함께 생태적 회심을 다짐하며, 가난한 이들과 모든 피조물에게 우리 사랑을 전합시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5월 24일 오후 3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미사 중 지속 가능한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미사는 이용훈 주교가 주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를 비롯한 주교단 14명이 공동집전했다. 전국 14개 교구와 단체들은 미사 중 영성체 예식 후 앞으로 7년 동안 추진할 지구 환경과 생태계 보호를 위한 계획을 봉헌하고, 가난한 이들과 황폐해진 자연을 보살피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개막미사에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각 교구와 수도회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250여 명만 참례했고, 행사는 가톨릭평화방송 TV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참례자들은 미사 후 한국 가톨릭기후행동 주관으로 모두 12개 팀으로 나뉘어 명동관광정보센터와 명동역, 우리은행 사거리 등 명동 일대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생태계 보호 실천을 호소하는 피케팅을 진행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코로나19는 지구의 신음소리에 귀 기울이고, 환경과 생명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준엄한 경고”라며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코로나19는 우리 삶과 가치의 우선순위를 식별할 수 있는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특히 정부의 친환경 뉴딜 정책이 생산성 향상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성장과 생산, 소비만을 추구해서는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박현동 아빠스는 “오늘 시작하는 이 7년간의 여정이 울부짖는 지구의 외침에 귀 기울이고, 모든 피조물이 형제자매와 같은 관계를 회복하며, 우리와 피조물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모든 가톨릭 신자들과 지구를 살리려는 선의를 가진 모든 분들과 연대하여 적극적인 행동을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한편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맞아 2020년 5월 24일부터 2021년 5월 24일까지 ‘찬미받으소서 특별 기념의 해’를 지냈으며, 이후 지속 가능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7년 여정에 동참해 줄 것을 전 세계 교회에 요청했다. 한국 주교단은 지난해 5월 성명서 ‘기후 위기, 지금 당장 나서야 합니다’를 발표한데 이어, 10월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후 특별 사목교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를 발표해 한국교회가 보편교회와 함께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동참하도록 촉구했다.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