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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렬 작가 「김대건 조선의 첫 사제」 발간… 첫 정본 전기로 인정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06-28 수정일 2022-06-29 발행일 2022-07-03 제 3301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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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성인의 삶 충실히 복원… 깊은 신앙심과 용기 만나보세요
방대한 자료·치밀한 연구로
공백으로 있던 생애들도 정리
연보·지도 등 수록해 정보 제공
이충렬 지음/조한건 신부 감수/544쪽/2만5000원/김영사

7월 5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신심미사를 앞두고, 김대건 성인의 첫 정본 전기가 나왔다.

이미 김대건 성인에 관한 여러 책이 있지만, 이번 책은 김대건 성인의 삶과 길을 충실히 복원한 첫 정본 전기다. 2021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기념해 출간된 이 책은 앞서 김수환 추기경, 이태석 신부의 전기를 썼던 전기작가 이충렬(실베스테르) 작가가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프란치스코 신부)의 자료제공과 감수를 통해 펴냈고, 서울대교구의 인가를 받았다.

책은 무엇보다 김대건 성인에 관한 모든 장면과 기록,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동안 사료의 부족으로 잘 다뤄지지 않거나 왜곡되기도 했던 김대건 성인의 어린 시절이나 교우촌 생활, 신학교 수학과정 등도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복원했다.

특히 김대건 성인에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치밀하게 조사해 전기를 작성한 점이 의미가 크다. 저자는 전기가 영웅주의나 미화로 치우치지 않고 성인의 생애를 공백 없이 되살리기 위해 흩어져 있는 자료를 찾아 맞추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때문에 예정했던 출간일보다도 1년 가까이 늦었지만, 그동안 불확실했던 김대건 성인의 마카오 신학교 생활과 어린 시절 등 여러 사실 관계를 밝혀낼 수 있었다.

이밖에도 109개의 주석과 48개의 자료박스를 통해 더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책은 옛 지도에 설명을 붙이거나 별도의 안내도를 제작해 김대건 성인의 신앙여정을 지도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김대건 성인을 전기로 복원해내기 위해 참고한 자료와 연보까지 자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자료 중에는 흐릿한 사본을 통해 존재만 알려졌던 ‘김대건 신부 서약서’의 라틴어 원본이 170여 년 만에 정식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가 2021년 교황청에서 입수한 이 자료는 김대건 성인이 첫 번째 조선인 사제로서 교황청의 절차를 온전히 밟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책 인세의 절반은 그동안 김대건 신부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한 한국교회사연구소의 연구기금으로 기부된다.

전기를 감수한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 신부는 “김대건 신부님의 삶 속에 조선 후기의 천주교 역사, 박해시기를 살아가던 교우촌 생활과 신앙생활을 잘 담아냈고, 그동안 김대건 신부의 삶에서 공백으로 남아있던 부분도 철저한 고증을 통해 복원해 ‘정본 전기’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추천사를 통해 “김대건 신부님이 보여준 깊은 신앙심과 큰 용기는 오늘을 사는 신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며 “부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실 때 ‘조선 청년 김대건’의 열정을 기억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