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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 가족편」 펴낸 강석진 신부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3-03-21 수정일 2023-03-21 발행일 2023-03-26 제 3336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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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신앙 진솔한 이야기, 기쁨과 위로 됐으면”
가톨릭신문 총 614편 연재
‘세상살이 신앙살이’ 내용 엮어
기쁨의 원천인 가족 주제로
웃음과 감동의 이야기 전달
“서품 25주년 맞은 감사 담아”
4월 ‘관계편’도 출간 예정

강석진 신부는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같은 이야기들을 독자분들이 편안하게 읽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13년이란 시간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가톨릭신문 한 구석을 지켜온 연재물이 있다. 신문이 오면 가장 먼저 이 글부터 읽는다는 독자들도 많았고, 이 글의 뒷이야기가 궁금해 서로 먼저 신문을 읽겠다며 아웅다웅했다는 수녀들의 웃음 피어나는 사연도 있었다. 13년 동안 “이 글은 왜 책으로 나오지 않느냐”는 문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받았다. 남녀노소, 성직자·수도자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바로 그 연재물, ‘세상살이 신앙살이’가 드디어 책으로 나왔다.

‘세상살이 신앙살이’를 엮은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가족편」을 펴낸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강석진(요셉) 신부를 전북 고창 개갑장터순교성지에서 만났다.

344쪽/2만 원/생활성서
“수도자이면서 사제인 저도 열 받으면 버럭하기도 하고 좌충우돌하면서 살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수도자이면서 사제인 저도 이 모양으로 사는데, 형제자매님들은 정말 잘 살고 계시다고, 힘내시라고 전하고 싶어요. 편안하게 읽으시면서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2009년 7월 5일부터 2021년 12월 25일까지. 한 주에 1편씩 총 614편. 강 신부가 펼친 이야기의 숫자다. 세상 속을 살아가면서 신앙인들이 겪는 이야기들, 강 신부가 직접 겪은 일,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 등 때로는 좌충우돌 웃음 터지는 이야기, 때로는 잔잔하게 마음에 스미는 이야기, 때로는 눈시울이 적시는 감동의 이야기가 그 안에 담겼다.

“자칫 무미건조한 삶을 살수도 있었는데, ‘세상살이 신앙살이’는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일기였던 것 같아요. 하느님이 주신 이야기로 쓴 일기였죠.”

강 신부는 “‘세상살이 신앙살이’ 덕분에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며 웃었다. 매주 다양한 삶의 일화를,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신앙의 보화를 건져 올리는 이야기를 1편씩 쓰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연재하는 동안 강 신부는 생활하면서 또 누군가와 이야기하면서 ‘신문에 써야 할 글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면 언제, 어디서든 메모했다. 그리고 그렇게 메모한 것을 두고 묵상하며 신앙의 눈으로 바라봤다.

강 신부는 그 순간을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강 신부는 “매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1편씩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싶은 이야기가 있었고, 그걸 나를 돌아보는 일기 쓰듯이 ‘세상살이 신앙살이’를 썼다”면서 “책으로 엮어놓고 보니 정말 하느님이 마련해주신 이야기였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가족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또 가족이 큰 힘이 되죠. 가족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하는 분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어요.”

강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는 이번 ‘가족편’과 4월에 출간될 ‘관계편’ 2권으로 출판된다. 이번 가족편은 강 신부 주변의 여러 가족들의 이야기와 강 신부의 가족, 수도가족의 이야기들로 구성됐다. 또 남녀노소 가족 구성원 누구나 읽기 좋도록 큰 글씨로 편집된 것도 눈길을 끈다. 강 신부는 “그동안의 글을 주제별로 엮었더니 가족과 관계의 이야기가 많았다”면서 “가족은 내 삶의 고통의 시작일 수도 있지만, 기쁨의 원천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상살이 신앙살이’를 책으로 내자는 제안은 수차례 있었다. 강 신부의 글을 모은 책을 바라는 ‘팬’들도 많았다. 하지만 강 신부는 그동안 그 숱한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강 신부는 “책 출판을 주저했던 것은 삶은 없는데 글만 잘 쓰는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예전보다는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도 너무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책을 낸 건 ‘고마운 마음’ 때문이다. 올해로 서품 25주년을 맞은 강 신부는 3년 전부터 개갑장터 순교성지를 꾸려왔다. 외양간경당과 순례자쉼터, 수도원을 짓도록 도와준 은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던 중에 생활성서사에서 출판 제의를 받았다. 책 출판에는 후원자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낳아주고 키워주고 수도자로 잘 살아가도록 격려해준 부모님에 대한 감사를 담았다.

“후원자들과 주변 많은 분,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연신 감사를 전한 강 신부는 “은인들께 뭘 해드릴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제가 그나마 잘하는 게 글 조금 쓰는 것이었다”면서 “13년 동안 글을 쓸 수 있도록 저를 품어준 가톨릭신문사와 저를 아껴준 수많은 독자분들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