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 비공개 대면 논의에도 불구 “전쟁 중단 받아들일 수 없어”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13일 이탈리아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교황의 평화를 위한 중재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만남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대와는 달리 교황청의 전쟁 중단과 평화 회복을 위한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교황 알현은 교황 자신이 전쟁 중단을 위한 교황과 교황청의 비밀 임무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지 2주 만에 이뤄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교황의 이러한 전쟁 중단 노력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교황청 고위 외교관들은 교황의 평화 노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이번 만남이 교황청의 비밀 평화 임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은 계속해서 교황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교황은 우크라이나 방문의 뜻이 있지만 모스크바를 동시에 방문할 수 있을 경우에만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교황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만남은 바오로 6세 홀에서 약 40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교황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속적인 기도를 약속하고 희생자들을 돕기 위한 인도주의적 조치가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교황에게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규탄해달라고 요청하고, “희생자와 침략자 사이에 평등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군의 철수, 우크라이나 영토 회복, 러시아의 전쟁 피해 보상, 침공 재발 방지 보장 등 우크라이나의 평화 원칙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청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두 정교회 국가 사이의 분쟁 중단을 위해 가톨릭교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교황청은 우크라이나의 자위권을 인정하지만 동시에 양측이 모두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 협상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러한 교황의 입장에 대해 실망을 표시하고, 이는 양국이 동시에 책임이 있다는 인상을 갖게 된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교황 알현에 앞서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 등 이탈리아 정치 지도자들을 두루 만났다. 멜로니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우월한 입장에 서야 한다”고 말했고, 마타렐라 대통령도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재정, 인도주의적 지원 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지지 입장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