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구 진산성지, 윤지충·권상연·윤지헌 유해 안치
순교 복자 3인, 232년 만에 고향 품으로
새 성당 봉헌과 순교자상 제막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다 순교한 세 순교자가 232년 만에 신앙의 못자리로 돌아와 안치됐다.
대전교구 진산성지(주임 김용덕 야고보 신부)는 5월 27일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 실학로 257-8 현지에서 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열고 복자 윤지충(바오로)·권상연(야고보)·윤지헌(프란치스코)의 유해를 안치했다.
1759년 진산의 양반 집안에서 태어난 윤지충은 고종사촌인 정약용(요한)을 통해 천주교 신앙을 알게 된 이후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1790년 북경의 구베아 주교가 조선 교회에 제사 금지령을 전달하자, 윤지충은 사촌인 권상연과 함께 집 안에 있던 신주를 불살랐다. 또 이듬해 여름 어머니가 사망하자 윤지충은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천주교 예절에 따라 장례를 치렀고 두 복자는 유교식 제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1791년 12월 8일 참수됐다. 윤지충의 동생인 윤지헌도 형이 순교한 지 10년 만에 능지처참으로 순교했다. 그 동안 찾지 못했던 세 복자의 유해는 2021년 3월 복자 유항검 일가의 원 묘지터인 초남이성지 바우배기(전북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 169-17)에서 발견됐다.
세 복자의 신앙이 시작된 진산성지는 그 얼을 이어받고자 성당을 신축해 이날 봉헌했다. 또한 세 복자의 유해를 전주교구로부터 분배받아 232년 만에 고향의 품에 안치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