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꿈 CUM] UCC로 교회와 소통하다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09-08-12 09:10:00 수정일 2009-08-12 09:10:00 발행일 2009-08-16 제 2660호 1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가톨릭 포털사이트 굿뉴스, UCC 서비스 시작
가톨릭 내 동영상 제작·공유 활발해질 전망
지난 7월 20일 가톨릭 대표 포털사이트 ‘굿뉴스’가 UCC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가톨릭 동영상, 명동성당 강론 및 특강 등 700여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UCC(User Created Contents)

말 그대로 이용자가 만드는 콘텐츠의 세계. 옛날에는 동네에서만 유명하고 말았을 사람을, UCC는 일약 세계 스타 반열에 올려놓는다.

축구공을 잘 차는 소년은 동영상을 통해 세계를 순회공연하게 됐고, 노래를 잘 부르는 소녀는 가수로 활동한다. 이러한 UCC가 유튜브를 비롯한 일반 포털사이트에서만 소통 가능한 산물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틀렸’다.

▧ 교회는 UCC와 관계없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겠지만, 오래 전 원더걸스의 ‘텔미’가 유행했을 때를 더듬어보라. 당시 학생텔미, 경찰텔미, 일본아줌마텔미 동영상은 추천 동영상 1, 2위를 다툴 정도로 원더걸스보다 더 유명했다. 최근에는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를 패러디한 동영상이 연일 UCC를 채운다.

이것뿐인가. 친구들끼리 만든 ‘코믹쇼’, 여대생의 화장 전후 변신과정, 애완견의 귀여운 노래, 라면 요리법 등 네티즌들이 만드는 동영상은 적잖이 신선하고 기상천외하다.

이쯤해서 예수님도 큰 손을 뻗어 UCC를 한껏 품으신 것을 아시는지. 가톨릭의 모든 콘텐츠가 UCC화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지난 7월 20일 가톨릭 대표 포털사이트인 ‘굿뉴스(ucc.catholic.or.kr)’가 UCC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로써 가톨릭에 관한 동영상 제작은 물론 공유와 소통 또한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굿뉴스에는 평화방송의 가톨릭 동영상과 명동성당 강론 및 특강,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교육자료,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생명 UCC 등 700여개의 동영상만이 올라와 있다.

교회가 깔아놓은 UCC라는 ‘멍석’에 양질의 ‘재주’를 준비하는 것은 이제 신자 청소년, 여러분들의 몫이다. 이쯤 되면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문다.

어떠한 가톨릭 콘텐츠들이 동영상으로 만들어질 수 있겠느냐고? 재미를 추구하면서 본 동영상들이 가톨릭의 엄숙한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금부터 ‘가톨릭 UCC’를 만들면서 구해야 할 답이 그거라니깐.

▧ UCC에는 감동도 있다

가톨릭이 UCC를 사용하는데 변하지 않는 핵심 하나. UCC는 ‘복음을 이 시대에 적합하게 소통시키는 다양한 방편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우리가 만들어 볼 UCC를 창의적으로 생각해보자.

중요한 것은 정보전달, 재미 등 UCC가 가진 여러 가지 성격 중 ‘감동’이 들어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소동으로 마무리 지어졌지만 화제가 됐던 ‘지하철 결혼식’ 동영상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잠깐이라도 훈훈하게 했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아름다운 모습들도 감동적이다.

감동의 복음을 전파하는 가톨릭 또한 UCC를 통해 더 멀고먼 세상을 감동시킬 수 있다. 그뿐이랴.

강론과 교리, 성사, 전례와 같은 활동 등에 적극 활용될 수 있음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생활성가 가수를 꿈꾸는 청소년들은 가톨릭 UCC를 통해 꿈을 펼칠 수 있고, 전례꽃꽂이, 묵주 만들기, 십자가 종이접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톨릭과 어우러질 수 있다.

게다가 일부 포털 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극적이고 상업적인 목적의 동영상이 아닌, 순수한 가톨릭 소재들을 밑바탕으로 한 동영상은 기존 UCC의 단점을 채워주고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UCC의 방향을 제시하니 일석이조다.

멈춰있는 사진에서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진화한 멀티미디어 시대. 자, 이제 컴퓨터로 가 평소 생각하던 가톨릭에 관한 것들을 UCC로 제작해보는 것은 어떤가.

UCC로 교회와 소통하면, 교회는 청소년에게 더욱더 친밀한 방식으로 손을 내밀어 줄 것이다.

오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