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시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김 추기경의 삶과 교회의 어른으로서 보여준 모범을 되새기기 위한 작업이다. 지난해 6월 교황청 시성부는 김 추기경의 시복 추진에 ‘장애 없음’ 판정을 내렸고, 이에 한국교회는 김 추기경의 시복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김 추기경의 생애와 덕행, 명성을 알아보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 인물에 대한 사료를 모으고 정리하는 일은 그 인물에 대한 총체적 평가가 전제돼 있다. 특히 시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느님의 종에 대한 사료는 철저하게 검증해야 하고, 그 사료에 나타나는 그의 행동과 실천 역시 교회가 가르치는 진리와 윤리에 합당한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런 절차를 거쳐 그의 영웅적 성덕과 덕행이 인정되면, 마침내 김 추기경이 이미 하느님 곁에 지복직관하고 계심을 선언받고, 지역교회에서 전 세계에서 공적으로 경배할 수 있게 된다.
김 추기경은 교회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소외되는 이 없이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하고자 노력했다. 사목표어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에서 볼 수 있듯 이웃과 사회,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한결같이 봉사하는 삶을 사셨다.
우리는 김 추기경이 그토록 강조한 사람의 모습, 신앙인의 모습이 제대로 잘 그려지도록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고 풍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학문적 차원의 연구와는 별도로 그에 대한 현양 운동도 필요하다. 우리는 앞으로 더 면밀한 연구를 통해 김 추기경의 덕행과 성덕을 밝히고, 이를 모범 삼아 그의 정신을 우리 삶으로 연결해야 할 것이다. 김 추기경이 보여주신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따르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김 추기경의 시복을 추진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