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매월 ‘교황님 기도 지향’을 두고 신자들이 함께 기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교황의 전 세계적인 현안에 대한 관심과 우려, 바람을 전하는 기도 지향은 전년도 6~7월에 다음 1년간의 목록이 발표된다. 교황님의 기도 지향은 정기 희년 전대사를 받는 등의 경우에 필수 사항이다.
교황님의 기도 지향에 대한 동참이 필요한 이유는 교황이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이자 교회의 지도자이며 세계 보편 교회의 목자이기 때문이다. 교황은 교도권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권위 있는 교회의 가르침을 뜻한다. 교회는 교황이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최고 목자이며 스승으로서 신앙이나 도덕에 관하여 고수해야 할 교리를 확정적 행위로 선언하는 때 그의 임무에 의하여 교도권의 무류성을 지닌다”(교회법 제749조 1항)고 가르친다. 이러한 교황이 어떠한 세태에 대해 특정한 시각을 가지고 기도를 청한다면 따르는 것이 장려된다.
교황님의 기도 지향은 교황 혼자 정하지 않는다. ‘기도의 사도직’은 1890년 레오 13세 교황(1810~1903)의 요청으로 매월 교황의 기도 지향을 함께해왔다. 이후 명칭을 변경하고 교황청 재단이 된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기도의 사도직)’ 로마 본부는 전 세계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한국 책임자 손우배 요셉 신부) 각 책임자에게 2년 전부터 기도 지향을 추천받는다. 각국의 책임자들은 내부 회의를 거쳐 보통 3~4개의 안건을 본부에 전달한다. 이 의견들이 정리된 후 교황이 검토와 의견 추가를 하면 로마 본부에서 전년도 중순쯤 기도 지향 목록을 발표한다. 교황님의 기도 지향은 주교회의 홈페이지(www.cbck.or.kr)와 매월 발행하는 「매일미사」 책 첫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월 교황님의 기도 지향은 ‘이주민과 난민과 전쟁 피해자들이,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는 데에 필요한, 교육받을 권리를 언제나 존중받을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이다. 이에 대해 이창준 신부(로사리오·예수회)는 “함께 조화를 위해 위해서는 배움이 필요하다”며 “이주민과 난민과 전쟁 피해자들은 특별히 이러한 교육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신부는 “특별히 교육받을 기회로부터 소외된 이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함께 기도하자”고 교황님의 기도 지향을 해설했다.
손우배 신부는 “교황님 기도 지향은 ‘보편 지향’과 ‘복음화 지향’으로 구분된다”며 “두 가지 유형의 지향을 기도함으로써 우리의 시야는 세계적인 차원으로 확장될 수 있고, 우리 형제자매들의 기쁨과 희망, 아픔과 고통에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 신부는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자신의 관심사에 머물지 않고 이웃에 사랑과 관심을 보여야 한다”며 “예수님의 마음으로 온 세상을 바라보시는 교황님과 함께 간구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교회의 사명에 동참하는 길”이라고 전했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