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혼배 전문 성당으로 거듭난 청주교구 복대동본당

민경화
입력일 2025-02-19 06:36:57 수정일 2025-02-19 06:36:57 발행일 2025-02-23 제 3430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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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의 재능·물품 기부로 조명·신부대기실·부대시설 등 밝고 화사한 분위기로 단장
“성당 결혼식만의 거룩함과 특별함 선물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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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배미사 준비를 마친 성당 내부. 청주교구 복대동본당 제공

“복대동본당에서 주일학교를 다니고 청년이 되고는 다니지 못했는데, 결혼식은 꼭 성당에서 하고 싶었어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주님의 축복 안에서 시작할 수 있어 뜻깊습니다.”

청주교구에서 혼배미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몇 안 되는 본당 중 하나인 복대동성당. 어린 시절 성당에서 받은 따뜻한 축복을 기억했던 청년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다시 성당을 찾아 뜻깊은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주임 나광남(미카엘) 신부와 복대동본당 신자들이 청년들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뜻을 모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선 복대동본당은 대규모 하객을 맞을 수 있는 외부적 조건을 갖췄다. 2만2479㎡의 큰 부지 덕에 200대 이상의 주차가 가능할 뿐 아니라 경부고속도로 청주IC에서 차로 10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다.

무엇보다 나광남 신부는 부부로 새출발을 하는 두 청년이 주님의 은총 안에서 거룩함과 특별함을 경험하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미사에 맞춰 다소 어둡게 세팅된 조명을 추가로 설치해 혼배미사 때는 더욱 따뜻한 분위기를 낼 수 있게 했다. 신랑 신부가 손을 잡고 새출발을 알리는 버진로드에도 꽃장식과 함께 작은 조명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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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대동본당 주임 나광남 신부는 “성당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거룩한 결혼식을 예비부부들에게 선물하고자 밝고 화사한 분위기로 재단장을 했다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이렇다 할 신부대기실이 없어 어둡고 허름한 유아실을 써야 했던 단점을 개선하고자 지난해 4월, 주임 신부의 차고를 신부대기실로 바꿨다. 카페 옆에 마련된 신부대기실은 화사한 조명과 화려한 꽃장식, 고급스러운 거울과 가구를 배치해 여느 유명한 예식장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하객들이 대기하며 이용하는 카페도 내외부 리모델링을 마쳤다. 혼배미사 성가도 성악을 전공한 전문가들이 전담한다. 모두 신자들의 재능과 물품 기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복대동성당 결혼식의 가장 큰 장점은 식사 비용을 제외하고는 추가 비용 없이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광남 신부는 “청주만 해도 결혼하는 청년들이 줄어들고 있고, 하더라도 크고 화려한 예식장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성당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거룩한 결혼식을 예비부부들에게 선물하고자 밝고 화사한 분위기로 성전 조명을 바꾸고, 부대시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재단장했다”고 말했다.

결혼식 당일에는 본당 레지오 단원들이 주차 봉사에 나서고 청년들이 카페에서 서빙을 하는 등 새출발하는 예비부부를 위해 몸소 나서며 함께 기도한다. 나 신부는 “기도와 축복 속에서 하는 결혼이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한지 느끼고, 결혼생활의 여러 어려움들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얻어가는 시간을 선물해 드리고 싶었다”며 “꽃 피는 봄에는 성모동산에서 야외결혼식도 가능하니 많은 예비부부들이 주님의 은총 속에서 부부로 새로 시작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