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보령의료봉사상’ 대상 수상하는 브라우크만 수녀

박지순
입력일 2025-03-18 11:51:33 수정일 2025-03-18 11:51:33 발행일 2025-03-23 제 3434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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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입국해 의사면허 취득…43년간 원주가톨릭병원 운영
24일 서울 대한의사협회서 시상식…“오랜 세월 함께 일한 사람들과 기쁨 나누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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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가톨릭병원장 하이디 브라우크만 수녀는 제41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을 받는 소감에 대해 "원주가톨릭병원 봉사자와 직원 모두가 받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박지순 기자

“처음에 보령의료봉사상 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의료인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어서 상을 안 받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상은 저 혼자만이 아니라 원주가톨릭병원에서 오랜 세월 같이 일했던 모든 분들에게 주는 상이라는 생각이 들어 받기로 했습니다.”

원주가톨릭병원장 하이디 브라우크만 수녀(Heide G. Brauckmann·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녀회)는 제41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 수상의 기쁨을 43년 동안 원주가톨릭병원에서 함께 봉사한 이들과 함께 나눴다. 브라우크만 수녀는 원주가톨릭병원이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후원자가 있습니다. 원주시 문막읍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오던 형제님이 진료를 받고 약값을 주시면서 꼭 봉투 하나를 같이 주고 가셨어요. 봉투 안에는 큰돈이 들어 있었고, 원주가톨릭병원 초창기에 병원을 꾸려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번 상을 받으면서 이름을 감추고 원주가톨릭병원을 후원해 주셨던 여러분들을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1943년 독일 베스트팔렌(Westfalen)에서 태어난 브라우크만 수녀는 1966년 한국에 선교사로 입국하기 전 독일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한국에서 선교사로 일하며 교육 분야에도 뜻이 있었지만 가난하고 피폐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한국인들에게 더 큰 봉사를 하기 위해 간호학을 공부했고, 보다 전문적인 활동의 필요성을 느껴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해 1975년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당시 원주교구장이셨던 고(故) 지학순(다니엘) 주교님께서 저에게 결핵 환자들 치료를 부탁하셨어요. 1980년대 초만 해도 한국에 결핵 환자들이 많을 때입니다. 1981년 지 주교님의 협조를 얻어 원주교구청 3층에 진료소를 개설했는데 교구청 통로를 환자들이 가득 채울 정도로 환자들이 많았어요. 그때는 원주에 병원이 몇 개 없었습니다.”

그 후 1982년 원주시 학성동에 ‘원주가톨릭의원’을 개원했고 현재의 원주가톨릭병원으로 성장했다. 브라우크만 수녀는 올해 개원 43주년이 된 원주가톨릭병원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 병원 이용자들 대부분은 노인들입니다. 임종을 앞둔 노인들을 위한 호스피스 기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병원 공간의 한계 때문에 호스피스 병동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주지역에는 아직 이주노동자들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한국 문화가 낯선 이주노동자들에게 의료 혜택을 주는 활동도 앞으로 강화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브라우크만 수녀는 한국 의학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의사는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고 이런 마음으로 일하면 의사 스스로도 인격적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와 주식회사 보령이 주최하는 제41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 시상식은 3월 24일 오후 5시 서울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