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이 넘도록
살아오면서
머리로
입으로
손발로
마구마구 만든 가시밭
그 가시밭길을 따라
사십 일 여정을 떠난다
미움의 틀 안에서 용서 못하고
철천지원수 박은 가시
격한 분노로 울분이
뼈마디 시리도록 깊이 심은 가시
고집스런 아집으로
마음의 상처 남긴 멍든 가시
오만과 허세로 심장에|
대못 찌른 옹이 가시
세속적인 삶으로
욕심 가득 채운 송곳 가시
쾌락으로 돋은 악 가시
달콤한 입술로 나불거리다
구석구석 혀 찌른 독 가시
이제라도
내 탓이오! 외치며
뿌리고 심은 가시 자르고
사십 일에 피운 꽃
새록새록 향기 담아
진실히 진실히
하느님의
사랑으로 살련다
시 _ 박기섭 바오로(안동교구 주교좌목성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