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유럽 수도원·성당 순례하며 엿보는 교회 이야기

이주연
입력일 2025-03-25 17:42:58 수정일 2025-03-26 09:34:06 발행일 2025-03-30 제 3435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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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노르치아 성 베네딕토 생가 위에 세워진 성 베네딕토 성당과 그의 석상. 생활성서 제공

중세 이탈리아 교회사 속으로

‘하느님의 신비를 드러낼 현미경 같은 역할을 한 이탈리아 수도원의 역사와 현재’, ‘‘교회의 맏딸’ 프랑스 성당 스무 곳에 담긴 감동적인 이야기’.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특별한 지상 순례를 이끄는 책들이 나왔다. 「이탈리아 수도원 기행 1·2」와 「프랑스 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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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술 지음/1권 312쪽·2권 240쪽/1권 2만 원·2권 1만6000원/생활성서

「이탈리아 수도원 기행 1·2」을 쓴 저자 이관술(요한 마리아 비안네) 씨는 신학도로, 성지 순례 전문 가이드로 이탈리아 로마에서 30년 넘게 머물며 길 위에서 하느님을 향한 여정을 걷고 있다. 이런 삶의 경력을 토대로 책을 통해 수도원 역사에 대한 자료뿐만 아니라, 중세와 교회사를 넘나드는 자료를 제공한다. 순례 가이드의 관록이 배인 수려한 설명과 생생한 사진이 돋보인다. 지적 충만함과 보는 이를 압도하는 숨은 경치를 만날 수 있다.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라는 뿌리에서 시작한 오늘날 서양 문명 역사가 절대 왕정과 산업 혁명을 거쳐 근현대 사회에 이를 수 있었던 데에는 중세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세의 사회·문화는 교회와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그들이 만나는 지점에 수도회가 있다. 수도회의 출현과 발전은 교회사나 문화사적으로도 매우 큰 가치가 있다. 그런 면에서 그 주요 무대인 이탈리아의 수도원 기행은 이탈리아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방법이다.

교황과 황제의 대립으로 불거진 경제와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은 수도회의 쇠퇴와 개혁이 반복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1권에서는 그런 변화를 자세하게 살핀다. 2권은 길 위의 순례자 영성과 성 프란치스코의 탁발 수도회와 성 클라라회의 등장, 몬테 올리베토 성모 마리아회의 탄생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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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베르 주교 출신 교구의 마리냔 성 로랑 앵베르 성당 전경 . 모요사 출판사 제공

프랑스 성당 20곳 순례의 매력

「프랑스 성당」은 ‘교회의 맏딸’ 프랑스의 성당 스무 곳에 담긴 이야기다. 필자는 신자 비신자 관계 없이 일반 대중들에게 성당의 매력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프랑스 가톨릭교회 초청으로 엑상 프로방스 생뤼크 신학연구대학에서 5년간 신학과 철학을 공부한 이주현(그레고리오) 씨는 성당의 건축적 의미나 미술적 가치를 알려주기보다, 성당을 짓고 살았던 사람들 이야기 또 종교적인 의미에 더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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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지음/2만2000원/324쪽/모요사 출판사

그가 프랑스에서 순례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보다 프랑스교회가 ‘교회의 맏딸’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교황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유럽 가톨릭교회의 중심 국가로 군림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딕 성당인 파리 노트르담 주교좌성당을 비롯한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주교좌성당인 생소뵈르 주교좌성당 등 수많은 주교좌성당이 곳곳에 세워졌다.

이 씨는 직접 가서 보고 듣고 공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각 성당이 지어진 이유와 종교적인 가치에 관해 설명한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성당을 보게 되면 이전에 알았던 성당이 아니라, 살아 숨 쉬며 말을 걸어오는 성당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성당을 느낄 수 있다. 책에는 ‘파리 기적의 메달 성모 경당’ 등 네 곳의 성모 발현 성지 성당과 한국과 인연이 깊은 성당, 인상파 화가들이 사랑한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성당 등이 꼼꼼하게 안내된다.

각 장 말미에는 저자가 직접 찍어 제작한 숏폼들을 QR코드로 게재해 독자들이 더욱 생생하게 성당 모습을 볼 수 있다.

두 책 모두 흔히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로 이어지는 여행을 한 발 한 발 진정 하느님께 나아가는 순례로 이끌어 준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