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단식과 금육은 적극적 사랑 실천

박영호
입력일 2025-03-26 09:13:11 수정일 2025-03-26 09:13:11 발행일 2025-03-30 제 3435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어느덧 주님의 수난과 희생을 묵상하는 사순 시기가 4주째를 맞았다. 그리스도인들은 매년 사순 시기마다 주님 수난의 의미를 되새기고 자기 삶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교회는 이 뜻깊은 시기를 신앙인답게 지내도록 하기 위해서 기도, 금식과 금육, 자선의 실천을 권고한다.

교회의 규정에 의하면, 신앙인들은 사순 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과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단식을 지켜야 하고, 재의 수요일과 사순 시기의 모든 금요일마다 금육재를 지켜야 한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광야에서 마귀의 유혹을 물리치고 단식하던 것을 본받아 자발적인 희생을 통해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본지가 최근 단식과 금육재 준수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65%의 응답자가 매주 금육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의 수요일에 단식재를 준수한 응답자는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7%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단식과 금육의 실천이 신앙에 도움이 되고, 기도와 같은 것이며, 이웃을 위한 사랑 실천의 행위로 인식하고 있었다.

오늘날 단식과 금육의 실천은 과거처럼 엄격하게 의무로 강조되지는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교회는 남을 위한 자기희생과 자선이라는, 단식과 금육의 참된 의미와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일러준다. 건강을 해치는 과도한 수준의 단식과 금육이 아닌,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이라는 적극적 사랑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단식과 금육은 소중한 신앙 실천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사랑 나눔에 나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