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가톨릭신자들 ‘올드 고아 보존운동위원회’ 조직
[UCAN] 인도 정부가 고아주 올드 고아(Old Goa)에 있는 16세기 가톨릭 유산 ‘착한 예수 대성당’(Bom Jesus Basilica) 인근에 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하자 가톨릭신자들이 저지에 나섰다. 올드 고아는 포르투갈이 고아주를 식민지로 지배하던 1510년부터 1961년까지 수도였던 곳이다.
‘착한 예수 대성당’은 포르투갈이 1594년에서 1605년 사이에 건축했다. 포르투갈이 바로크 양식으로 건축한 대표적인 성당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1540년대에 고아에서 선교하던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유해를 보존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올드 고아 지역 가톨릭신자들과 환경운동가 등 700여 명은 3월 23일 거리 행진을 하며 정부가 대성당 인근에 추진하고 있는 관광단지 조성에 항의했다. 고아주 관광부가 대성당 인근 16세기 가톨릭 유적지에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대부분이 가톨릭신자인 올드 고아 주민들은 ‘올드 고아 보존운동위원회’(Save Old Goa Action Committee)를 조직하고 “ 대성당 주변에 관광지를 만들겠다는 주 당국의 계획은 가톨릭 역사와 정서, 환경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주 당국이 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장소는 대성당과 인접해 있는 ‘주님의 오상 성당’(The Five Wounds of Christ Church) 유적지로 세계 문화유산인 착한 예수 대성당과는 불과 100m도 떨어져 있지 않다. 착한 예수 대성당 전 주임인 사비오 바레토 신부는 3월 24일 “정부 계획대로 관광단지가 만들어진다면, 올드 고아의 성스러움은 상처를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올드 고아는 가톨릭신자들은 물론이고 다른 종교인들로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발자취를 느끼기 위해 찾아오는 인도의 대표적인 순례지이기도 하다.
친힌두교 정당인 바라티야 자나타당(Bharatiya Janata Party, BJP)이 지배하는 고아주 당국은 올드 고아 지역 관광지 조성에 대해 “순례자들과 착한 예수 대성당 방문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올드 고아 보존운동위원회’ 피터 비에가스 위원은 “착한 예수 대성당은 인도 연방정부에 등록된 문화유산이고, 인접한 곳에 다른 건축물을 세우는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1958년에 제정된 인도 문화유산보존 관련 법률에는 등록된 문화유산으로부터 반경 100m 이내에는 새로운 건축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었다. 그러나 2017년 연방정부가 해당 법률을 개정하면서 건축이 가능해졌다.
‘하비에르 역사연구센터’ 전 사무총장 안토니오 다 실바 신부는 “많은 사람들은 올드 고아 지역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정부 정책을 불법적이고 기만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가톨릭 성직자들과 교회 기관이 침묵을 지키면서 성지를 보호하려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모습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고아주 관광부 로한 카운테 장관은 3월 24일 “올드 고아 지역 관광 개발 프로젝트는 교회 당국의 동의를 얻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아대교구는 3월 26일 정부의 개발 프로젝트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