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국내 최고 프로게이머 임요환씨

곽승한 기자
입력일 2003-02-09 수정일 2003-02-09 발행일 2002-11-24 제 2324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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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도 스타크래프트 할 줄 아세요?”
프로게이머 임요환씨.
한국 게임협회 공식랭킹 1위, 연간 수입 약 1억 5천만원, 팬클럽 회원 14만명, 스타크래프트의 지존(至尊). 바로 임요환(고르고니오·22)씨를 따라 다니는 수식어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프로 게이머이자 말 그대로 스타크래프트를 가장 잘 하는 선수다. 요환씨가 본격적인 프로 게이머의 세계에 뛰어든 것은 지난 99년 1월 SBS에서 주최한 「제1회 SBS 멀티게임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부터. 이후 요환씨는 지난해에만 게임대회에서 13회나 우승을 차지했고, 그가 쓴 게임 전략?전술집 「임요환의 드랍쉽」은 순식간에 초판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요환씨의 어머니 강태순(데레사·56)씨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대학 입시에 실패했을 때 모든 것을 「그 망할 놈의 게임」 탓으로 돌렸다고 한다. 하지만 요환씨는 게임 덕분에 동아전문학교 컴퓨터게임과에 특차로 입학했으며, 수만명의 관람객이 모인 게임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하며 부모님을 여러번 자랑스럽게 해드렸다. 이제 요환씨의 부모님은 아들 몸 상할까 보약까지 챙겨주는 최고의 열성 팬으로 변한지 오래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어딘가 한 구석 부족한 점이 있다고 털어놓는 요환씨. 이유는 신앙 때문이다. 한때 열의에 찬 마음으로 어머니 손에 이끌려 열심히 성당에 나갔지만 지금은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매주 성당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가슴 속에는 늘 하느님과 함께 머물러 있다고 고백하는 요환씨는 시합에 임하기 전 언제나 마음 속으로 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제가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든 노력하면 하느님께서 이뤄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많은 은총을 베풀어주는 하느님께 주일 미사도 지키지 못해 부끄럽다는 요환씨. 죄송한 마음 때문에 「가톨릭 신자」라고 말하기조차 쑥스럽다고 고백한다.

아직 한국 사회에서 게이머는 인정받는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라는 것이 세평. 이에 대해 요환씨는 『일단은 프로 게이머라는 직업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향후 게임을 「인터넷 스포츠」로 발전시키는데 한 몫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곽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