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호칭기도 ② 성모호칭기도, 요셉호칭기도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교수)
입력일 2014-03-04 수정일 2014-03-04 발행일 2014-03-09 제 2885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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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성요셉에게 드리는 탄원의 기도
가톨릭 교회의 역사를 통해 초기부터 발전해온 가톨릭 교회의 호칭기도(Litaniae) 중에서 대표적인 기도는 ‘성인호칭기도’, ‘성모호칭기도’, 19세기에 생긴 ‘예수 이름호칭기도’(1886년)와 ‘예수성심호칭기도’(1889), 그리고 20세기에 첨가된 ‘성요셉호칭기도’(1909년)와 ‘존귀하온 성혈 호칭기도’ (1960)이다.

이 중에서 ‘성인호칭기도’는 성토요일 세례식(부활절이기에 모두 서서), 서품식이나 수도허원식 등의 미사에서 노래되며, ‘성모호칭기도’(5월), ‘예수성심호칭기도’(6월), ‘성요셉호칭기도’(3월)는 일반적으로 해당 성월에 맞추어 집중적으로 기도드린다.

■ 성모호칭기도(Litaniae Lauretanae)

성모호칭기도는 7~8세기부터 널리 알려진 ‘성인호칭기도’의 ‘주님의 어머니’라는 호칭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다. 12세기경부터는 독립된 호칭기도로 발전하였을 것이다.

다양한 호칭으로써 성모님을 공경했던 성모호칭기도는 약 1200년경 최초로 작성되어 그 이후 많은 이들이 암송하게 되었다. 특히 이탈리아 성모성지인 로레토(Loreto)를 방문한 순례자들에 의해 더욱 확산된 이 기도는 페트루스 카니시우스(Petrus Canisius, 1521~1597)에 의해 1558년 독일 딜리겐에서 ‘라우레타노 호칭기도’(Litaniae Lauretanae)라는 이름으로 출판되었다. 식스토 5세 교황(1585~1590)과 클레멘스 8세 교황(1592~1605)에 의해 더욱 장려, 확산된 성모호칭기도의 구조 역시 다른 호칭기도와 같다.

주님(Kyrie)과 그리스도님(Christe)의 자비를 구하고(eleison),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길 청한다(audi nos/exaudi nos).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부른 후, 성모님을 다양한 속성으로 부르며, ‘우리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Ora pro nobis) 청한다. ‘성모 마리아님’(Sancta Maria)으로 시작하여 ‘어머니’(Maria) 혹은 ‘동정녀’(Virgo)로 시작하는 호칭들은 성모님의 품위를 드러낸다. ‘정의의 거울’(Speculum justitiae) 이후의 몇 개의 호칭은 구약의 내용과 관련된다. ‘병자들의 구원’(Salus infirmorum), ‘죄인들의 피난처’(Refugium peccatorum), ‘고통받는 이들의 위로자’(Consolatrix afflictorum),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의 조력자’(Auxilium Christianorum)는 마리아의 힘과 업적을 나타낸다. ‘천사들의 모후’(Regina Angelorum) 이후의 호칭들은 ‘모후’(Regina)로서의 특성을 드러낸다.

이후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의 용서와 간청과 자비를 구한 후, 계응시구와 마침기도써 마무리한다.

‘요셉호칭기도’의 호칭부분, 그레고리오 성가.

■ 성요셉호칭기도(Litaniae S. Joseph)

요셉 성인은 성경 속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과 이집트로의 피난, 나자렛으로 돌아온 후 소년시절을 통해 등장한다. 무엇보다 성가정을 보호하는 인물로서, 변변한 말 한마디 못하고 오로지 네 번 ‘꿈’(마태 1,20-23 2,13 2,19-20 2,22-23)을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이를 실행하는 이로 이해할 수 있다.

임종의 성인인 요셉은 특히 3월 ‘요셉성월’을 통해 더욱 기려지며, ‘성요셉호칭기도’를 통해 성인의 전구를 간청한다. 이 호칭기도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Kyrie eleison, Christe eleison, Kyrie eleison을 각각 2번 기도한 후, Christe audi nos(그리스도님 저희를 들으소서), Christe exaudi nos(그리스도님 저희를 들어주소서) 역시 각각 2번씩 기도한다.

두 번째 부분은, ‘하늘의 아버지이신 하느님’, ‘세상의 구원자이시며 아들이신 하느님’, ‘성령이신 하느님’, 그리고 ‘거룩하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Miserere nobis)라고 기도한다. 이어 성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Ora pro nobis) 주시길 청한 후, 비로소 요셉 성인을 다양한 속성으로 부르며 역시 성인의 전구를 간청한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께서 우리를 용서하시고(parce nobis),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고(exaudi nos),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기를(miserere nobis) 간청한다. 모든 호칭기도가 그렇듯이, 계응시구와 마침기도로써 마무리한다.

■ 비버의 성요셉호칭기도(Litaniae Sancto Josepho)

바이올린 연주자로 잘 알려진 비버(H.I.Biber,1644~1704)가 작곡한 ‘성요셉호칭기도’는, 1677년 잘츠부르크 주교좌성당의 성요셉축일(3월 19일) 행사에서 행렬 후에 불려졌다. 그레고리오 성가 호칭기도와 같은 구조를 가지면서도 다음과 같은 특성을 나타낸다.

먼저 성 요셉을 22번이나 부르면서 전구를 청하는데, 그레고리오 성가의 내용보다 더 구체적이고 다양하다. 즉 ‘동정녀 마리아의 신랑이신 성 요셉’, ‘아버지요 동정남이신 성 요셉’, ‘예수의 스승이요 양육자이신 성 요셉’, ‘하느님의 마음을 따르는 성 요셉’, ‘인간 구원 사업에서 가장 신실하신 조력자이신 성 요셉’, ‘마리아의 동정성의 증인이요 수호자이신 성 요셉’ 등 매우 상세하게 그분을 묘사하며, 마지막으로 ‘우리가 죽을 때’,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 주시기를 청함으로써 요셉 성인이 임종의 성인임을 드러낸다.

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과 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