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경제적 고통 허덕이는 미혼모 김현주 씨

우세민
입력일 2024-07-19 수정일 2024-07-22 발행일 2024-07-28 제 3403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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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두 돌 지난 아이 홀로 키워야 하지만 육아 병행 구직 힘들어
근근이 받던 정부 지원마저 끊겨…"절망적 상황에도 아이는 선물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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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씨가 아이 이야기를 하던 중 울음을 참지 못하고 본당 자매의 품에 안겨 오열하고 있다. 우세민 기자

두 돌 지난 어린 자녀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 김현주(아가타·37·가명)씨는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었고, 아이 양육 조건에 맞춰 일할 수 있는 직장 또한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외롭게 자란 현주씨에게는 인생 그 어느 때보다 친정엄마 같은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주씨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왔다. 늦은 나이에도 학위를 취득하고 자격증을 얻어 당당히 사회 일원이 되고자 했다. 그 시점에서 아이의 아빠도 만났다. 결혼 전이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서 현주씨는 행복한 성가정을 꿈꿨다. 그러나 그 꿈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아이 아빠가 해온 말들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불의한 행동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결국 그는 현주씨 곁을 떠났다. 현주씨는 홀로 출산 준비를 하고 아이를 낳아 키워야만 했다.

세상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비혼으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 대한 사회적 벽은 여전히 높고,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대다수 미혼모들이 그러하듯, 현주씨도 육아 문제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녀가 어린이집에 입소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부에서 매달 부모급여와 아동수당이 지급돼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다. 교구에서도 한부모가정 지원사업을 통해 매달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자 부모급여는 못 받게 됐고, 교구 지원금도 기간이 만료됐다. 현주씨는 정부 지원금 약 30만 원으로 한 달 살림을 꾸려나가야 한다.

당장 직장을 구해 구멍을 메워야 하지만, 육아와 경제 활동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현주씨 입장을 이해해줄 만한 직장은 구하기 어렵다. 아르바이트조차 계속하기 힘들다. 얼마 전에는 아르바이트 일 도중 아이가 아파서 중간에 그만둬야 했다.

절망적 상황에서도 현주씨는 아이를 낳아 키우기로 한 결정이 최고의 선택이며, 아이는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어렵고 고통스런 상황에서도 아이를 보면 웃을 수 있어요. 비록 저는 힘들지만, 아이에게는 세상 가장 좋은 것만 물려주고 싶어요.”

아이가 유아세례를 받도록 하고,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주일미사만큼은 빠지지 않으려 하는 현주씨. 아이가 하느님 사랑 속에 행복하게 커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하기 때문이다. 현주씨가 속한 본당 공동체에서도 그의 아픔을 두고만 보지 않았다. 비록 경제적 도움은 한계가 있지만, 공동체는 물심양면으로 현주씨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고자 했다. 삶의 고통은 점점 더 강하게 현주씨를 짓누르고 있지만, 아이를 바라보며 현주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

대구대교구 봉곡본당 주임 허남호(마르코) 신부는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매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고 있다”며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7월 24일(수) ~ 8월 13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