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마약 밀매 혐의’ 필리핀 사형수, 14년 만에 고국으로

박영호
입력일 2024-12-27 12:57:06 수정일 2024-12-30 10:02:00 발행일 2025-01-05 제 342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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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제인 벨로소 본국 귀환…필리핀교회, 기도·연대 이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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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매 혐의로 인도네시아에서 체포, 사형선고 후 극적으로 집행이 유예돼 14년의 수감생활을 한 필리핀 여성 메리 제인 벨로소가 12월 18일 필리핀으로 귀환했다. 필리핀에 도착한 벨로소(오른쪽 세 번째)를 환영하는 사람들의 모습.  유튜브 캡쳐. 

[외신종합] 필리핀 안티폴로 교구 루페르토 산토스 주교는 12월 18일 인도네시아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돼 사형언도를 받았던 필리핀 여성 메리 제인 벨로소의 귀환에 대해 기쁨과 감사를 표시했다. 필리핀 주교회의(CBCP)는 이날 뉴스 보도를 통해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 부위원장인 산토스 주교가 벨로소의 귀환은 “신앙과 정의, 그리고 공동체의 흔들림 없는 지지의 승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벨로소는 지난 2010년 인도네시아 방문 중 자신이 소지한 여행 가방 속에서 2.6kg의 헤로인이 발견돼 체포된 후 사형을 언도받았다. 유죄 판결에 이어 2015년 사형 집행이 예정됐었지만 벨로소를 고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여성이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되고 벨로소가 검찰 측 증인으로 지목되면서 마지막 순간에 사형 집행이 유예됐다.

이후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정부간의 오랜 협의 끝에 지난 12월 13일 합의에 이르러 마침내 필리핀으로 귀환하게 됐다. 이번 인도 협정에 따라 벨로소의 형량은 이제 필리핀의 관할 아래 놓이게 됐고, 여기에는 사면, 감형, 특사 등의 권한이 모두 포함된다.

전직 가사 도우미였던 벨로소는 14년간에 걸친 수감 생활 동안 자신의 무죄를 주장해왔다. 벨로소와 그녀의 지지자들은 그녀가 인신매매의 피해자이고 마약 밀반출 혐의 역시 그를 기만한 다른 이들의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벨로소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동참해온 필리핀 카리타스는 “마리 제인이 귀환하는 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그녀에게 사면을 베풀기를 기도하는 연대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며 “인신매매 피해자인 그녀가 인도적 차원에서 즉각적이고 완전한 사면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와 연대에 동참한다”고 덧붙였다.